수업이 나고 귀가 길에 교문을 막 나서자, 마이코가 나타나더니 손짓으로 그를 불렀다. “ 함께 돌아가려고 기다렸어. ” 그녀의 첫마디였다. 마사키는 다소 화난 표정을 짓고는 아무런 대답 없이 앞서 걸어갔다. “ 미안해, 화났어? ” 뒤에서 따라오며 그녀가 불안한 듯이 물었다. “ 굳이 그런 곳에 숨어있지 않아도 되잖아……! ” “ 그래도……. ” 그는 마이코와 이 자존심이 강한 아가씨가 내내 자기에게 신경을 써주었다고 생각하니 귀여운 마음이 들었다. “ 화난 건 아냐. 어디든 들렸다 갈까. 난 아직 이 고장 지리를 잘 모르니까, 어디든 가볼 만한 곳으로 안내하라고. ” 그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하자,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안내한 곳은 앞에 있는 섬들을 바라다 볼 수 있는 약간 높은 바위였다. 전망이 좋은 바위 위에 나란히 앉은 그에게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 오늘 등교 길에 야마나시 선생과 함께 왔지? ” “ 뭐라고? ” 분명히 학교 정문을 들어섰을 때는 선생과 따로 따로였다. 그런데 마이코가 어디서 자신들 둘을 보고 있었단 말인가. “ 응, 버스에서 함께 있었어. ” “ 그 선생, 마사키가 타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 바다를 바라다보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그런 말을 하는 그녀의 옆얼굴이 대단히 어른스러워 보였다. “ 그럴 리가 없을 거야. ” “ 아니야 사실이야. ” 둘 사이에 쑥스러운 감정이 교류하였다. “ 돌아갈까? ” 이렇게 말하며 그가 바위에서 일어서자, “ 이봐, 우리 집에 들렸다가지 않을래? ” 하고 그녀가 말하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그녀의 말을 따르기로 하였다. 옛날 건물은 창고 2개뿐이었으며 , 나머지는 도시 한복판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근대적인 저택이었다. 대지도 상당히 넓었다. 마당으로 들어서자, 두 마리 커다란 셰퍼드가 달려나왔다. “ 괜찮아 나하고 같이 있으면. ”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두 마리 개의 목덜미 언저리를 교대로 쓰다듬게 하였다. 일을 봐주는 중년여자와 그녀의 남편 같은 두 사람이 둘을 마중나왔다. 그는 그녀의 2층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모두가 양옥구조였으며, 한쪽에 세미더블의 침대가 놓여 있었다. 방으로 들어갔을 때, 그녀가 그를 끌어당겨 키스를 했다. 그 순간 그의 젊은 육체가 반응하여 분신이 꿈틀꿈틀 발기해 버렸다. 그녀가 그것을 느꼈는지 아니지 잘은 모르겠지만, 한층 더 자신의 허리 언저리로 밀어붙였다. 그는 고용인이 오지 않을까 근심이 되었다. 센스가 빠른 그녀가 그의 불안을 알아차리고 귀에다 대고 소곤거렸다. “ 저들 두 사람은 부르지 않는 한 절대로 오지 않아요. 그리고 양친은 지금 외국 여행중이고. ” 한숨을 돌리자,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온다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사이에 그는 소녀취미로 가득한 방안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대형 책상 위에 사진이 놓여있었다. 그 사진에는 마이코를 비롯하여 3명의 여자와 젊은 남자 한 명이 끼어있었다. 분명히 그 남자는 마이코의 상대가 된 사나이일 것 같았다. 마이코의 얼굴이 대단히 매력적이고 아름답게 찍혀 있었다. 마사키는 각별한 기분으로 사진을 지켜보았다. “ 보지 말아요! ” 갑자기 등뒤에서 소리가 났다. 조용히 사진틀을 내려놓고 뒤돌아보니 짧은 바지에 티 셔츠차림인 마이코가 슬픈 표정을 짖고 서 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부딪히듯 달려와서는 그의 가슴 안으로 파고들었다. 다시금 두 사람의 입술이 포개졌다. 그의 가슴에 탄력 있는 그녀의 유방이 닫아 몸부림쳤다. 노브라라는 것을 그녀의 감촉으로 이내 알 수 있었다. 그는 키스를 하면서 보드라운 유방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가 그의 몸을 밀어내려고 하였다. 그런 자세로 둘은 끌어안은 채, 침대로 다가가서는 그 위에 쓰러졌다. T셔츠에 뾰족이 솟아 올라와 있는 유두의 모양이 분명하였다. 그는 그 돌기를 입술로 더듬었다. 그 순간 여체의 냄새가 확 풍겼다. “ 어젠, 종일 마사키만 생각했어. ” 그녀의 가느다란 목소리를 들으며 의외로 이 아가씨는 순진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약간 우습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