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할... 4부 민우는 지은이 안방으로 들어가 주저앉아 울고있는것을 보고는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와 차가 있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다. '그래.. 이만하면... 됐어...' 그동안 지은을 괴롭히면서 처음엔 통쾌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심 불안함과 양심에 가책 같은 것들이 민우를 힘들게했었는데 희준이란 사내가 섬으로 팔아버리자고 제안한것에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마무리하려한것을 혼자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민우였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민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민우... "김민우변호사님...?" "..응? 누... 크헉!!!!!" 뒤를 돌아봄과 동시에 눈앞에 불빛이 반짝하며 정신을 잃게되는 민우는 바닥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민우 옆으로 차가한대 세워지고 민우를 내려친 사내는 그차에 민우를 대충 구겨넣고는 급하게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다음날 오전 이른 출근을하여 커피를 마시던 박검사에게 담당 사무관이 급하게 뛰어온다. "..거..검사님..!!" "...뭐에요?" "저.. 기..김변호사님이.. 행방불명입니다." "뭐요???!!!!!" 전날저녁 차안에서 의식을 회복한 민우는 눈만 겨우뜬채로 지금 상황을 살피게 되었고 그들이 누군지는 알수 없으나 자신을 해하려는 목적이란 것을 느끼고는 살며시 주머니에 있는 전화기로 단축번호 1번을 길게 눌렀다. 그 1번은 민우에 집이었고 집에는 아직 정신을 다 차리지않은 지은이 있었다. '때르르르르릉~~~ 때르르르르르릉~~~~ 때르르르르릉~~~ 때르르르르르릉~~~~' 안방 바닥에 엎드려 한없이 울다가 지쳐 잠깐 잠이든 지은의 귓가에 요란한 전화벨 소리가 들려와 정신을 차린다. 아직까지는 차마 자신에 발로 거실에 나갈수 없던 지은은 한참동안이나 울리고 나서야 비로서 살금살금 거실로 나가보았다. 고개만 살짝내밀어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지은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는 수화기를 들었다. "...여..여보..세요.." "ngnaoaihglka;glhaosihewi" "누..누구세요... 여보세요..." "...ajoiaqheopalkh" 분명히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자세한 말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몇번의 물음을 한뒤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돌아서려할때 다시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지은은 조심히 수화기를 들고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소리에 온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형님... 이...어떻게... 하실...." ".... 인천... 창고.....가자.." 신경을 집중하고 들으려 하자 띄엄띄엄 단어들이 지은에 귀에 들려온다. "그래도.... 묻으실... 아니죠.." "...태수형.... 재판... 잘나오.... 풀어..." "안됩니다. ... 이놈... 또 복수.... 몰라요.." "일단 빨리... 인....창고로 가...." 그들의 대화중에 '태수'란 말을 들었을때 지은은 놀라서 자신에 입을 막았다.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뻔했기 때문이다. 그뒤 별말이 없자 조심히 수화기를 내려놓은 지은은 이상황을 고민해보았다. '인천''창고''태수''재판''복수' 지은은 얼마 생각하지 않아도 지금에 상황을 대략적으로 알수있었다. '태수오빠 동생들이... 민우씨를.... 어떻하지..' 지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민우는 인천에 한 폐공장으로 옮겨졌다. "야~ 저세끼 좀 깨워봐라." 한남자의 외침에 뒤쪽에 서있던 사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명이 어디론가 가서 양동이에 물을 받아왔고 다른 한명은 차안에 있던 민우를 창고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민우는 아까부터 깨어있었지만 차마 눈을 뜨고 자신이 정신차렸다고 할수는 없었다. 얼굴에 물이 뿌려지면서 화들짝 놀라며 꿈틀거리는 민우... "어이~ 변호사양반... 정신좀 들어?" "...다..당신들.. 누..누구야..!!!" "허어~ 이새끼봐라... 야!!! 저새끼좀 두들겨.." 사내의 말한마디에 자신을 일으키고 물을뿌렸던 사내 둘이 민우를 때리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이어지는 사내들의 매질에 민우의 얼굴엔 피가 가득했고 그나마 막기위해 올리던 팔도 그들에 발길질에 아픔을 넘어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그마안~~~ 야 그세끼좀 일으켜봐.." 사내의 외침에 드디어 멈추는 매질에 민우는 큰숨을 내뱉으며 콜록이기 시작한다. "어이~ 변호사양반~ 이제 대화좀 해볼까?" "....콜록~ 켁~~ 크아~~악~~~ 으~~~~~" "훔~ 좋아.. 이제 대화가 되겠네... 당신... 당신 마누라 바람난거 때문에 우리형님하고 우리회사... 다 날릴라고 한거.. 맞지?" "....으... 다..당신들.. 그럼..." "맞아.. 우리 태수형님 동생들이야... 근데.. 당신 너무 한거아니야? 아니 마누라 바람 폈다고 그런식으로 복수를 하나?? 어???? 씨발 우리가 그회사 세우느라고 얼마나 얼마나 고생한줄... 당신이 알아? 어?? 퍽~~~~~~!!!!!!!!!!!" "으헉~~~~~~~~~~!!!!!!!!!!!!!!!!" 사내가 말을 하다가 민우를 엎드려서 고개만 들고있는 민우에 머리를 강하게 걷어올린다. 민우가 그 발길질에 정신을 놓아버리자 사내는 씩씩대며 민우에게 침을 뱉고는 뒤에 사내들 에게 민우를 묶어놓으라고 지시하곤 창고를 빠져나간다. 그시각 지은은 여전히 불안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때 집안으로 들어오는 누군가의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추린다. "어? 사모님 계셧네.. 그렇게 쫄지마슈.. 난 그냥 장비 수거하러 온거니까.. 요것만 수거하고 갈테니 걱정말고 편안~~히 계슈~" 약간 험악한 인상의 사내가 들어와 지은을 보고는 걱정말라는 말을 던지고는 집안에 있던 장비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다 챙겼는지 잘있으라는 말을 남기며 현관문을 나섯다. 지은은 몸을 떨면서도 저사람에게 민우는 고객이었다는 생각에 서둘러 그남자를 불러세운다. "저..저기요.. 자..잠시만.." "엥? 저요???" "네.. 저.. 그쪽.. 사장님.. 하고 통화좀..." "....??? 뭔일인데요?" "저..저희 나..남편이... 납치... 된거같아요.." "..... 에이~ 아줌마~ 무슨 영화찍어요? 누가 누굴 납치해요?" "아..아니에요.. 방금 전화로..." "...... 가만계셔보슈.." 사내는 믿지 않았으나 계속된 지은의 말에 사장에게 전화를 건다. 아직은 이른새벽이라 그런지 한참후에야 통화가 됐다. [.....씨발... 어떤새끼야.... 꼭두새벽부터..] "저 사장님.. 저 막낸데요~" [..응? 니가 이시간에 왠 전화냐?] "저... 그게.. xx동건 사모님 있잖아요? 그분 남편이 뭐.. 납치? 당했댔나..뭐래나.." [뭔 개소리야... 가만.. xx동???] "네.. 지금 거기 장비 수거하고 갈라는데 여기 사모님이.." [바꿔바..] "네? 예..에.. 아줌마.. 이것좀 받아봐요.." 지은은 전화를 받아들고는 더듬더듬 좀전에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그게.. 정말.. 입니까?] "네..네.. 화..확실할꺼에요..." [아씨.. 좆됐... 아.. 일단 알았읍니다. 집에 꼼짝말고 계시고.. 아무도 문열어주지 말아요.. 아!! 그리고 옆에 그놈 그집에 둘테니 괜히 겁내하시지말고요.. 알았죠? 옆에 그놈좀 바꿔주세요.] "네? 아.. 네..." 지은이 옆에 사내에게 전화기를 건내자 사내가 전화를 받고는 사장에 지시대로 집안에 모든 문을 잠그고 커튼까지 친다음 거실에 자리를 잡고는 TV를 틀었다. 지은은 그 상황이 불편해지자 안방으로 들어가 한쪽구석에 온몸을 웅크린채 앉아 있었다. 그시각 문제에 심각성을 알게된 흥신소사장은 민우에게 자신을 소개시켜준 한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에 일을 똑같이 설명했고 한형사도 잠결에 전화를 받고서도 심각성을 알아채고 박태수사건의 담당인 박검사의 사무관에게 전화를 하여 알렸고 그 사무관이 아침일찍 사무실로들어서자마자 박검사에게 사실을 알렸다. "빨리 김민우 핸드폰 위치추적하고 박태수 불러들여!!! 빨리~~!!!!" 너무 방심했던것을 자책하며 서둘러 민우를 찾으려는 박검사는 그들의 보스격인 태수만이 이 상황을 무사히 넘길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두어시간이 지난후 태수가 검찰청 조사실로 들어왔고 그곳엔 이미 박검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이 박태수.. 당신이 동생들 시킨거야?" "네???" 다짜고짜 따지는 박검사를 무슨말이냐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태수였고 박검사는 한숨을 쉬며 그런 태수를 자리에 앉으라 손짓했다. "자네 동생들이 김민우를 납치했어... 알고있나?" "!!!!!!!!!!" "모르는척 하는거야.. 정말 모르는거야?" "..정말... 입니까?" "그래.. 여기 전화기 줄테니까 일 크게 만들지 말자고... 무슨말인지 알아들어?" "..........." 태수 앞으로 휴대전화를 건내고는 태수에게 타이르듯 말하는 박검사를 바라본 태수는 자신에 앞에 있는 휴대전화기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박검사는 자신에 급한마음과는 반대로 가만히 있는 태수에게 윽박을 지르려다 겨우겨우 참으며 태수를 기다려줬다. 한참을 생각하던 태수는 천천히 전화기를 들고는 박검사를 노려본다. "...만약 김민우가 잘못됐으면...... 어쩌실겁니까.." "뭘 어떻해? 니 동생이란 놈들 죄다 잡아서 살인죄로 엮고 너역시 살인방조죄 추가지.." "..........." "왜 못할꺼 같아?" "...그럼.. 무사하면... 이건은 덮어주는겁니까?" "......약속.. 하지.." 박검사의 약속을 듣고는 태수가 전화기에 번호를 누르고 귀에다 전화기를 가져다댄다. [여보세요] "..나다....." [!!! 혀...형님!!!!!!!] "그래... 니들.. 지금 무슨짓 하는거야?" [아..아니 형님이 그걸 어떻게...] "그만두고 보내줘.." [...안됩니다 형님... 이놈때문에 형님도 회사도... 다 날라갔잖아요... 가만둘수 없..] "야이 개새끼들아... 니들이 언제부터 내말에 토달았어 어!!!!!" [혀..형님..] 태수에 일갈에 전화를 받던 사내는 움찔하면서 한풀 꺽이게 되었다. 그런 태수에 말에 사내들은 어쩔수 없이 다시 민우를 풀어주게되면서 민우는 우연치않게도 태수에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이봐 변호사양반... 우리 형님하고 댁에 마누라하고 그런사이인건 나도 참 유감인데.. 아무리 그래도 당신같이 엘리트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나오면.... 씨발... 당신 우리 형님 아니었음 지금쯤 땅속에 있었을꺼야... 젠장... 나 맘변하기전에 빨리가봐.." ".........." 민우가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인 지은은 아직까지도 떨리는 몸을 일으켜 민우에게 다가갔지만 차마 민우를 안지는 못하고 민우앞에서 눈물만을 흘리게된다. "여..여보.. 미..미안해요.. 저..저땜에... 흐흑... 미안해요..." "............." 집안에 들어오자 이내 안심이 되었는지 그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져버린 민우... 주변에 혼란스러움에 눈을 뜨게된 민우는 그곳이 병원이란것을 한참후에나 알게되었고 자신의 주변에 지은이와 박검사가 애타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있었다. "으으윽... 혀..형님..." "그래.. 좀 괜찮아?" "..네..... 아...." "그래.. 일단 몸좀 추스리고 나중에 얘기하자.." "아..아니요.. 잠시만... 당신.. 좀 나가있어..." "흐흑... 예?... 네...." 옆에서 흐느끼던 지은을 내보낸 민우는 박검사와 단둘이 있게되었다. "뭐... 할말.. 있어?" "...형님.. 박태수...." "..이번건은 그놈덕에 니 목숨건진거야.... 싫으나 좋으나 그게 사실이고.. 그래서 이번 건은 그냥 묻기로 했어... 그렇게 알라고.." "........." "억울해도 어쩔수 없어... 그냥 이대로 마무리 하자고.." "...박태수..... 형량 얼맙니까.." "...구형은 10년 때릴꺼야.. 선고나오면.. 좀 줄겠지.. 왜?" "아뇨... 생각해 봤는데... 그놈만 잘못한게 아니잖아요.... " "??????" 민우는 긴 얘기끝에 태수의 형량을 최대한 낮춰달라고 박검사에게 부탁했다. "... 괜.. 찮겠어?" "....안 괜찮겠죠......" ".. 일단 알았어.... 그럼 국세청건은 어쩔꺼야.." "그건 제가 다시 알아볼께요..." 민우와 박검사의 대화가 끝나고 박검사가 돌아가자 민우는 국세청쪽에 부탁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박검사에게 했던 부탁그대로 최대한 봐달라는 부탁을 하고는 자리에 누웠다. 잠시뒤 밖에서 눈치만 보던 지은이 민우가 자리에 눕는것을 보고는 병실안으로 들어온다. 아무말 없이 민우에 옆에 앉아 누워있는 민우를 바라보는 지은... 민우는 감았던 눈을 뜨면서 그런 지은을 바라본다. "당신... 이제 좀 말해줄래... 왜 그랬는지..." 이일이 벌어지기 전의 부드러운 음성으로 지은에게 말을하는 민우... 지은은 그런 민우에 물음에 여전히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린다. "이제 울지말고... 나도 이유를 알아야 이혼을 할꺼아니야.." "여보... 흐흑..." 민우는 지은이 울음을 그칠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준다. 한참동안을 울던 지은의 눈에 눈물이 줄어들면서 숨소리가 차분해지고서야 지은이는 고갤 들고 민우를 바라봤다. "정말... 미안하고...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요..." ".... 나랑.. 결혼한거... 왜 나였어..? 내가 변호사.. 라서..?" "..........." "...알고싶어...." "여보...." "당신을 이해할려는건 아니야... 다만..." "....예전 저 어렸을때... 였어요.." 민우에 진심어린 부탁때문이었을까 지은이 입을 열고 말을꺼내기 시작했다. 어린 지은에게 강요되어왔던 완벽한 학창시절... 그로인해 삐뚤어진 생각을 가지게 되고 반항을 했었지만 부질없는 일이라는걸 깨달은 후 철처하게 감춰져왔던 이중생활까지... 그 이중생활의 삶속에서 만난 태수의 얘기... 태수의 얘기는 의도적으로 좀 피할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민우는 지은의 말을 끊지않고 가만히 들어주었다. "...당신하고 결혼한건.... 솔직히 제 뜻만은 아니었어요... 우리 부모님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을 했고 거기서 만난 당신에 대해 얘길 들은 부모님들이 역시나 내 의사는 상관없이 이미 결정을 지어버리셨죠... 다행히 민우씨도 저를..." "...그랬구나.. 근데... 나랑 결혼하고나서... 맘이 변하진.. 않았...어?" "..처음엔 이 결혼도 이중생활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려 했어요.. 근데 당신이.. 당신이 너무 잘해주고 순수하게 날 대하는 모습에 나도 미안한맘이 생기긴 했었죠..." "박태수....는.. 어떤데..." "..........." "역시 말하기 곤란한가..." "그건... 정말.. 미안해요...." 지은의 얘기에 민우는 한참을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동안 민우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가정과는 전혀 반대되는 상황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민우는 자신에 지난날을 생각하게 되었다. 2주동안의 병원생활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향하게된 민우는 집에 들어서자 집안에서 자신을 맞이하는 지은과 마주한다. 거실에 마주앉아 있지만 어색함이 그 둘을 감싸왔다. "몸은... 괜찮으세요.." "...응......" "......." "어떻게 정리했으면 좋겠어..." "..... 당신 원하시는대로... 하세요.... 전..." 죽을고비를 태수덕에 넘긴 민우는 지은에 대한 마음도 이젠 많이 무뎌져있었고 퇴원하고 다음날 바로 자신에 사무실로 가서 이혼을 준비하게 되었다. 지은역시 별다른 거부감없이 이혼을 받아들여서 이혼절차는 빠르고 무난하게 지나갔다. "이제.. 끝이네..." ".....정말.. 미안해요..." "부모님들 한테는 말...했어?" "..아뇨.... 이제 말해야죠...." "괜찮겠어..." 뭐가 괜찮겠냐는 말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지은을 걱정한다는 말인걸 안 지은은 살며시 웃어 보이며 괜찮다는 말을 대신한다. 그날 저녁 옷가지등을 챙기는 지은을 뒤로한채 민우는 박검사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여어~ 동생~ 몸은 좀 어때?" "덕분에 괜찮아 졌읍니다." "하하.. 그래.. 다행이네..." "..박태수건은...." "훔... 동생말대로 5년 때렸어.. 선고가서 항소하고 하면 운좋으면 집행유예로 나올수도 있을꺼야..." "..네.... 죄송합니다. 괜히 지저분한 부탁드려서.." "후훗... 그걸 알긴아나? 하하하.." 술잔이 오가며 분위기가 무르익을무렵 문을 열고 마담이 들어오고 뒤로 아가씨 둘이 들어 왔다. 민우와 박검사는 그런 그들을 쳐다보게되었고 민우는 제일 나중에 들어오는 아가씨에 얼굴을 보고는 눈을 크게뜬다. "어~" "어머... 오빠~" 일전에 박검사와 진탕 술을먹고 아가씨 둘을 데리고 나갔을때 그중 한명인 선희라는 아가씨 였다. 선희도 민우를 알아보고는 마담에 지시도 듣지 않고 폴짝뛰어 민우에 옆자리로 앉는다. "허허~ 어이 김변~ 이런데 자주와?" "아..아니요.. 왜 저번에 형님하고 술먹을때 그때 제 파트..." "아~ 그래? 하하하~ 그때 얼마나 인상깊었으면 그래 한방에 알아봐? 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박검사와는 달리 자신을 알아보고 지나치게 반가워하는 선희라는 아가씨가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치이~ 오빠 왜 전화안했어?" "으..응?? 저..전화?" "어머? 내가 기껏 전화번호까지 저장해 줬구만..." "그..그랬나... 내가 좀 바빠서.." "오늘두 여기 왔음서 나 안부르구..." "..미..미안.." "..........." "............." "풉~ 호호호호호호호호호~~~" "왜..왜그래..?" "오빠!!! 오빠 진짜 순진하시다.. 호호호호~" "......" 어떻게 보면 천하게 보일수있는 술집종업원여자가 자신을 비웃는것 같아 기분이 나쁠수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에 그런 모습이 싫지만은 안았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건 이혼이란 인생의 큰 시련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시점이라 조금더 서글퍼질 뿐이었다. "김변~ 오늘 같은날은 그냥 아무 생각말고 진탕 마시고 푹~ 쉬어~ 그게 답이여~" "....네.." "엥? 우리 오빠 무슨일 있어요?" "오빠? 크크크~ 그래 오빠긴 오빠지.. 야!! 오늘 우리 동생 위로좀 자~알 해줘라~ 자!!! 이거 받아~" 박검사는 지갑에서 수표를 꺼내어 자신에 파트너와 선희라는 아이에게 건내었다. 박검사 파트너는 생글생글 웃으며 좋아하는 반면 선희라는 아이는 저번에 호텔에서도 그러더니 지금도 표정이 좋지만은 않아보인다. 민우는 그런 그녀가 조금 이상했지만 이내 자신이 알바 아니라는 생각에 박검사와 같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분위기는 물르익어 갔고 거기에 장단맞춰 빈술병또한 늘어갔다. 어느정도 술을 마신 민우는 옆자리에서 자신을 챙기는 선희에게 좀전에 궁금증을 물어봤다. "저..기... 근데 왜 팁받을때... 기분이.. 별로인것 같이 그래?..." "...!!......" 민우에 말에 조금은 놀란표정을 짖는 선희... "그..그건... 훗~ 사실 나도 좋지.. 근데... 막상 남자들이 나한테 돈을 직접주면... 그냥 좀... 비참해 진다고 해야되나... 호호~ 나 웃기지?" ".... ...." '응'이라고 대답할뻔한 민우는 간신히 입을 닫고 그렇다고만 말을 했다. 사실 술집에서 일하는 궁극적 목적이 돈인데... 테이블머니 말고 팁은 고스란히 아가씨들의 몫이거늘 이 선희라는 아가씨는 그게 비참하다니... 그럴려면 술집을 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관심을 꺼버리고 마는 민우다. '치잇~ 내가 남걱정 할때가 아니지..' 질펀한 술자리가 마무리되고나서 민우는 집에 다시 들어갈 생각에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용서 아닌 용서를 하고 난뒤였어도 지은과 마주하는건 역시나 부담스러운 민우였다. 그때 옆에 있던 선희가 민우에 팔짱을 둘르며 귓속말로 뭔가를 속삭였다. "오빠.. 2차.. 갈꺼야?" "..응?.. 아니..."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맘도 없었지만 이런곳에서의 여성과 다시 잠자리를 하는것또한 싫은 민우였기에 아니라고 대답한 민우를 선희는 물끄러미 처다보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그럼... 오빠.. 여기 나가서 나 술한잔만 더 사주면 안돼?" "...???? 술?" "응" ".. 그래 그럼...." "히히~ 그럼 나가서 잠깐만 기다려 알았지? 그냥 가면 안돼?" "........ 끄덕.." 여태 술을 그렇게 마셔놓고 또 무슨 술인가 했지만 선희에 표정을 보고는 마지못해 승락한 민우는 거나하게 취한 박검사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가계앞에서 멀뚱히 서있었다. 잠시후 청바지에 하얀색 와이셔츠같은 옷을 입고 단화를 신은 선희가 그런 민우에게 달려와 팔짱을 끼며 베실베실 웃었다. "오빠~!! 헤헤~" "................." 술집안에서... 지난번 호텔에서 봤었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수 없었고 그냥 길거리에서 흔하게... 아니 가끔 볼수있는 이쁜 여대생의 모습에 민우는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왜? 내가 너무 편하게 입었나? 미안... 나.. 갈아입을까?" "..아냐.. 이뻐...." 말해놓고도 아차한 민우는 괜시레 부끄러워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앞을 보며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잠시후 체인전 형태의 선술집이 눈에 들어왔고 민우와 선희는 마주앉아 서로를 바라보았고 민우는 그런 상황이 어색하여 메뉴판에 시선을 둔채 뭘 먹을지 물었다. "뭐 먹을래?" "..오빠 이런데 안와봤지? 히히.. 줘 내가 시킬께.. 내 맘대로 시킨다?" "..그래....." 메뉴판을 넘기자 그녀는 익숙한듯 안주를 고르고 술을 주문했다. "너 아까 술많이 먹지 않았어? 또 먹어도 돼?" "응? 아~ 헤헤헤~ 오빠가 몰라서 그렇지 우리같은 사람들 손님이 주는술 다먹음 완전 뻗어서 안돼 그래서 몰래몰래 뭐.. 암튼 거의 안마셧어.. 호호호~" 민우는 저게 무슨소린지 모르겠지만 그냥 다시 묻지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오빠.." "????????" "오빠 유명한 변호사라며?" "유명한건 모르겠고... 변호사는 하고있지.. 왜?" "훔~ 그럼 오빠같은 사람은 수임료 비싸겠다.. 그치?" "뭐... 내가 비싼게 아니라 우리 로펌이 비싼거지.." "그렇구나...." "변호사 쓸일있어?" "후훗~ 아니... 그냥... 아니야..." 아니라는 말과 함께 잠시지만 선희에 얼굴에 그늘이 지는것을 민우는 확인할수 있었다. 그 그늘은 민우가 TV에 출연하여 돈없고 억울한 사람들이 고민을 상담해올때 볼수 있었던 그런 얼굴이어서 민우는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잠시뒤 술과 안주가 나오자 그녀는 민우에게 웃으면서 한잔을 따라주었고 민우 역시 선희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자 오빠 짜~~안~" "......" 서로 두세잔을 마실때까지 별 얘기가 없던중 민우가 선희에 눈치를 보며 말을 꺼내었다. "변호사... 필요해?" "........." "무슨일인지 말해바... 들어봐야 누굴 소개시켜주든 하지..." "......" 선희는 말없이 혼자 술잔을 비웠고 민우는 그녀에 잔을 다시 채워줬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선희는 이내 고개를 들고 민우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니야 그냥 말해본거니깐 신경안써도돼 오빠.. 헤헤~" 끝내 말을 하지않은 선희와 민우는 그뒤로 술한병을 더 마신뒤 헤어졌다. 선희는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였지만 민우는 그런 그녀를 택시에 태워 먼저 보내고나서 자신도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였다. 그때 문자도착음이 울렸고 민우는 문자를 확인했다. 선희다... [오빠 오늘 고마워~ 담엔 내가 쏠께~ 조심히 들어가~ ^^] 팁으로 2~30만원을 줘도 좋은내색 안하던 그녀가 꼴랑 3만원도 안돼는 술한잔에 고맙다고 하는 것에 민우는 피식 웃어버리면서도 그런 그녀가 생각보다는 순진하다 생각했다. 잠시후 집앞 도착한 민우는 무거운발걸음으로 집에 들어섯다. 현관안쪽에는 지은에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케리어가방과 두개의 작은 가방이 놓여져있었고 거실한쪽에 지은이 몸을 웅크린채 잠이들어있었다. 그런 지은을 바라보고는 조용히 자신에 서재로 들어간 민우는 서재 한쪽에 이불을 자리에 펴고 그대로 누워버렸고 이내 잠들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지은이 서재로 들어서며 바닥에서 이불을 펴고 잠이든 민우옆에 앉고는 그런 민우를 한참동안 내려다 본다. 잠시뒤 인기척때문에 눈을 뜬 민우는 자신의 옆에 앉은 지은을 보고는 몸을 일으켰다. "후우.... 몇시야..?" "이제 7시에요..." "............" "저... 이제 갈려구요...." ".........." 민우는 지은이의 말에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지은이는 그런 민우를 잠시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걸어나갔다. "정말... 미안해요..." "........." 민우는 역시나 아무말도 할수 없었고 그길로 지은이는 문을 열고 집을 나섯다. 한참을 멍하니 지은이 나간 문만 바라보고 있던 민우는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고 물을 먹으려 했던 민우는 식탁에 차려진 밥상과 한쪽켠에 조그맣게 접어진 쪽지를 보고는 그 쪽지를 들어 펴보았다. [여보... 아니 민우씨... 정말.. 정말 미안해요... 앞으로 평생 속죄하는 맘으로 살께요... 정말.. 정말 미안해요..] 민우는 그 쪽지를 바라보며 그때서야 지은과의 결혼이 끝났음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한편 그시각 지은은 자신에 짐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친구인 지선의 집으로 향하였다. "지선아..." "휴우~ 그래.. 얼른 들어와..." 전날 전화를 해놔서인지 지선은 지은을 기다렸다는듯 문을 열고 지은을 맞이했다. 지선의 집 거실에 앉은 지은은 아무말도 없이 멍한 시선으로 있자 지선이 음료를 한잔 따라와 지은에게 건내었다. "앞으로 어쩔꺼니?" "....글쎄... 이제 어떻하지..." "에이구.. 이년아.. 내가 그러길래 적당히 하라고 했잖아.." "...흐흑..... 정말 죽고싶어... 흑흑..." 흐느껴우는 지은을 안아서 달래주는 지선은 안타까운 맘으로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때 지선의 집으로 들어가는 지은을 밖에서 유심히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남자는 한참동안 지선의 집문과 거실쪽을 올려다보며 피우던 담배를 차창밖으로 던지고는 비릿한 웃음을 짓고는 차를 움직여 사라져갔다. '멍청한놈... 그렇게 말을 했구만 저런년을 그냥 보내? 쯧쯧쯧... 하여튼 그 변호사새끼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지선의 집을 바라보고 있던 사내.. 희준은 지은을 곱게 떠나게한 민우를 욕하며 끝나지 않는 복수를 다짐하며 차를 몰고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