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 첫 혼외정사 - 4부 감상해 보세요 | 야설넷

첫 사랑, 첫 혼외정사 - 4부
최고관리자 0 77,608 2022.12.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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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대니가 돌아온지 이틀차 되는 날 주희는 가슴 윗부분이 적절히 드러나고 적절히 속이 비치는 길쭉한 H형 이브닝슬립을 입고 귀여운 디자인의 팬티를 입었다. 그리고 준영과 만날때 정도는 아니지만 적절히 분도 바르고 컬러 립글로스를 바른채 저녁시간을 지냈다. 하지만 대니는 그녀의 그런 모습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어디 나가니?” “왜 그렇게 생각했어?” “메이크업 했쟎아” “그럼, 이옷입고 어딜 나갈수 있을것 같아?” “Are you playing upon word?" (말장난하고 있는거니?) 대니는 약간 썰렁하다는 듯이 영어로 반문했다. 주희는 그가 영어로 대답한 문장도 썩 좋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물론 그보다 더한 복장과 메이크업으로 나갈수 있는 곳이 있지만 그녀는 그런 생각조차 그땐 떠올리지 못했다. 185에 가까운 키에 100킬로에 가깝게 걸맞게 적절히 비대해진 대니는 160의 키에 50킬로가 채 안되는 주희의 몸 위에 포개어져 있었다. 헉헉거리면서 그는 머리에 땀을 흘리며 성기를 넣었다 뺐다 피스톤 운동을 했지만 그것뿐이었다. 주희는 팔 다리를 벌린채 그의 성기가 들어오면 들어오는대로, 빠지면 빠지는대로 그대로 두고 어둠 속에서 눈만 껌뻑거리고 있었다. 서로간의 밀어는 없었다. 대니는 남편의 의무감이라기보다는 일주일 동안 섹스를 참은 것을 보상하려는 듯이, 혹은 고환 속에 가득찬 정액을 뽑아내려는 본능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다. 악!...헉!....헉! 어아으으으으흐......핫! 주희의 신음은 그녀의 질벽과 질구에 가해지는 물리적 압박에 반응하는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대니가 사정하는 순간 그녀는 이제 끝났구나하는 생각에 안도하였다. 그리고 대니가 그녀의 몸에 그대로 엎어져 그녀의 몸 위에서 쉬는 순간, 그의 몸무게에 실린 압박감을 참아 견디고 있었다. 몇초간을 숨을 몰아쉬던 대니는 정신을 차린듯 몸을 일으켜 서로의 성기가 이탈되자 물컵을 비우고 옆으로 쓰러졌다. 준영이를 만나고 일어난 그녀 일신상의 변화는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일주일에 한번 정도 하는 그녀의 부부관계는 이런 식의 진행과 마무리로 끝났다. 하지만 아까 섹스를 시작한 직후의 대니의 말과 태도는 준영과 확실히 대비되는 것이었다. “아아...너 아까 입술에 립글로스인가 뭔가 발랐다더니 끈쩍끈쩍한게 그거구나? 글구 얼굴이 왜 이리 미끄러워? 화장 여태 안 지웠니? 화장하고 자면 나도 묻고 별로 필링이 안 좋아.” 외도경험에서 얻은 교훈으로 그녀는 화장을 했고, 화려한 의상을 입었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핀잔과 꾸중뿐이었다. 그렇게 며칠이 더 지나갔다. 토요일이 되어 대니는 인근 승마장에 말을 타러 갔다. 그녀도 승마를 배우긴 했지만 그리 즐기지도 않았을 뿐더러 남편 대니와 함께 어울리는 승마동호회원들도 거의가 백인이었다. 아무리 영어 잘하고 겉으로 친한척하고 그들의 문화에 젖어보았자 진짜 동료로 백인들이 받아주지는 않는다는건 상식에 속했는데, 증권이나 금융쪽 종사자들이라 서로 정보를 얻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희는 펑퍼짐한 반바지에 민소매 셔츠를 입고 이불을 털고 있었다. 2천5백 스퀘어피트(70평)의 넓이에 이층에만 방 네개가 있는 단독주택은 손이 많이 가지만 무엇보다도 두식구가 서로 소통하고 살을 부대끼기엔 공허한 곳이다. 진공소제기로 카펫을 빨아들이는것은 남편 대니가 어제 저녁에 이미 다 해버렸을뿐 아니라 샴푸소독까지 해버렸다. 대니란 남자가 나름대로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이 쓸만하다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일주일전 이 시간에 하이웨이를 타고 라구나 비치를 내려가던 생각이 잠깐 스쳤지만 머리를 흔들어 치웠다. 그때 집전화벨이 울렸다. 콜러 아이디를 확인해보니 뉴욕 인근에 사는 시부모님 집이었다. “네, 어머님?” “대니는 그래 승마나갔다면서?” 그가 전화해서 알았을까, 아니면 시모가 그에게 극성맞게 전화해서 알았을까. “이번에 대니가 출장와서 들렀는데 보니깐 지난번에 왔을때보다 십파운드는 찐것 같더라. 네가 건강관리를 잘 해주는거니, 안해주는거니? 석달 사이에 그 정도 찔려면 매일 점심을 패스트푸드로 때워야 겨우 그리 된다는데” “저도 신경 많이 쓰고 있어요. 근데 그 사람 일하는 곳이 엘에이 다운타운인데 근방의 한국 음식점이 없는데다가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는거 싫어하니 미국음식만 먹게 된대요. 저녁이라도 슬림하게 해주려하는데도 길이 멀어 늦게 들어와 배고프다니 그리할수도 없구요. 그래도 운동이라도 하니....” “네 책임은 하나도 없는듯 말하는구나? 그 아이가 점심은 그냥 대충 때운다던데 그게 패스트푸드일지 아니? 그걸 니가 확인한게 아니쟎아? 너한텐 그냥 안심시켜주느라고 말했겠지.” 시모는 주희의 말을 차단해 가면서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말을 계속 진행했다. 이런 식으로 가끔 시모가 전화해서 은근히 신경을 긁긴 했지만 이번에는 좀 사태가 심각한듯 했다. 그리고 남편이 출장겸 뉴욕에 갔을때 본가에 들러 아내인 주희에 대해 어떻게 전했을까. 물론 대니가 주희 욕먹을 말을 한건 아닐지라도 시모가 여러가지 정황을 꿰어 맞췄을 수도 있겠다. “작년에 대니가 살찌기 시작한건 딱 그때부터였어. 자라면서 비만 체질이라 매사 조심시키고 운동부도 보내고 했지. 한동안 관리가 잘되는듯 했는데 갑자기 스트레스가 있는거니? 네 몸은 처녀 안부럽게 날씬하게 관리하면서 배우자 건강관리에 소홀한것 같아서 말이야. 은행에 일하러 나가는건 내가 말안하겠지만, 남들처럼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도 아니고......환경이나 뭐 안되는 것만 이야기하지 말고. 주부가 몸매 날씬하고 예쁘다고 누가 상주는것도 아니고. 네가 제일 신경써야할 일은 가장의 건강관리야.” “어머님....네에,,,,,,명심할께요....” 주희는 시모와의 통화가 끝나자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남편의 비만화도 그녀의 탓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그의 체질 때문이고 시모도 약간의 비만이 있었던 것이다. 또 아이가 없는 것, 솔직히 말하면 그녀도 아이를 원하지는 않았지만 남편이 더 지독할 정도로 아이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시모는 주희의 책임으로 몰아치고 있었다. 냉장고를 신경질적으로 열어재끼고 Coor-Light캔맥주를 꺼내 벌컥벌컥 마시고나서야 안정이 되는것 같았다. “대니, 자기 엄마한테 전화왔었다?” 초저녁에 남편이 돌아오자 그녀는 그가 벗는 트레이닝복을 챙기며 대화를 시작했다. “자기 승마간거 아시더라” “응, 아침에 전화와서 승마간다고 했지.” “맨날 밖으로 돈다고 뭐라 야단 안치셔?” “뭐 운동 잘하라고 하시던데?....” 주희는 시모가 당신의 아들에게는 그토록 관대했다는게 놀라왔다. 운동은 좋지만 주말에 남편이 밖으로 하루종일 도는 것에 대해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부아가 치밀었다. 사실 시모는 주희를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았고 초창기에 적극적으로 결혼을 반대했다. 유학와서 학교 입학은 안하고 바로 일을 하는 영주권이 없는 상태였고 의도적으로 시민권 배우자를 구한다는 의혹이 첫번째 이유였다. 둘째는 연상이라 지금은 어여쁠줄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신랑보다 늙은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 그리고 전공이 미술이라 지식적인 면이 많이 딸릴 것이며 그나마도 다른 일을 하고 있으니 원래의 전공도 태만했을 것이라는것, 마지막은 미모가 너무 뛰어나다는 것이라 외간 남자에게 유혹받을거라는 것이었다. “자기 살찌웠다고 그러시더라. 내가 잔소리 좀 많이 했어? 패스트푸드 먹지 말고, 기름기있는거 먹지 말고, 운동좀 하라고” “알았어....그래서 오늘 운동하고 왔쟎아” “운동? 자기가 하루종일 바깥으로 돌면서 즐기면 나는 뭐가 되는데? 집지키는 집사야?” “아이구, 왜 그러니? 새삼스럽게....너두 hobby만들어서 즐기면 되쟎아?” “대니, 우린 부부쟎아? 낮엔 주말말고 함께 보낼 시간이 어디있어?” “주디, 이봐...왜 그러니! 널 어린애처럼 늘 봐줘야 돼? 내가 주말이면 네 얼굴만 쳐다보고 있어야 되냐구?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은 많쟌아? 너도 horse riding할줄 아니깐 따라와.” “나도 가봤지만 순전히 남자들끼리 즐기다가 맥주나 마시고 들어오는거 재미없어. 그걸 매주 간다고 하면 싫어. 하는 이야기는 영어로 무슨 경제 이야기같은것만...” 이런 식의 다툼이 몇번 있었던것은 사실이지만 늘 그들의 대화는 평행선을 그었다. 다툼을 그만둔 것은 해결을 보아서가 아니라 서로가 귀챦아서였고, 해결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절망의 표현이기도 했다. “글구, 아이문제도 나더러 문책하시는데, 솔직히 자기가 더 싫어하쟎아? 내가 어머님한테 대니가 더 싫어해서 안 낳아요 그렇게 말할순 없쟎아?” “마미가 애안낳으라고 보챌 분은 아니야” “뭐 아이도 안 키우면서 신랑 신경도 별로 안 쓰냐고 그러시는데 그게 그 말씀이지 뭐” “내가 알아서 할께, 걱정마. 그건 내가 마미한테 말할거야, Don't worry about her ment!" “왜 여기서 말 끊어? 끝까지 가보자, 우리......엘에이로 와서 우리끼리 사는거, 우리끼리 사이좋게 잘 지내고 싶었어. 아이안낳기로 한거.....자기가 더 싫어했지만 자기 한 사람한테만 충실하려 한거야. 근데 맨날 자기 밖으로 돌면 난 뭐가 되냐고?” 낮에 맥주 세캔을 마시고 들어왔다는 대니도 화를 내기 시작하며 영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주희는 쉽게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의 분위기면 대충 어떤 말인지를 알았다. "Well, I always say to you what! You have stayed at Korea-Community Bank, contact to Korean Coustomers, Korean co-workers day to day. so you don't develop. please effort for your self-development! Dare to the enter American traditional company or bank. and then you will feel lack of English! That is the foundation of your development. you don't need to paint a face at house!" (그래, 내가 늘 말하지 않았나? 넌 한인은행에 머물면서 한국손님, 한국동료들과 지내지 매일매일을, 그러면 넌 무슨 발전이 없니? 제발 너의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해. 과감히 미국회사나 은행을 노크해봐, 그러면 너는 영어의 부족을 여실히 느낄거야. 그게 네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될거야. 집구석에서 얼굴에 분칠이나 하지 말고!“ MBA출신의 남편 대니의 논리는 비록 화를 다스리지 못한 상태에서도 정연했다. 그리고 그는 는 샤워실로 들어가면서 문을 꽝하고 닫아 버렸다. 주희는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는 만약 그가 준영이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떠올려 보았다. 아마도 준영이라면 그렇게 밖으로 돌질 않았겠지만 자기의 책임을 먼저 떠올렸을거라고 생각해 본다. 남편 몰래 준영이라는 남자와 혼외정사를 경험하고 왔지만, 이것은 순전히 다른 문제였다. 가능하면 주희는 준영이를 그리면서도 남편에게 떳떳하지 못한 외도는 더 이상 할 마음을 끊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다. 또 결혼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여자가 외도에 이끌리면 걷잡을수 없고 그 끝을 알수도 없고, 알수 있다 하더라도 별로 좋지 못한다는 것을 모를리가 없었다. 한번 한 외도는 한번으로 만족하다는 결론은 준영과 헤어지고 돌아온 다음날 아침 질세척을 하면서 각오한 바였다. 그저 가끔 전화통화나 하면서 스트레스나 풀만한 관계로 만들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후 준영과 전화통화를 마칠때 일방적으로 말하고 끊은 것도 그런 의도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준영에게 재차 사랑고백을 받았을때 마음이 흔들린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 그녀에게 던져진 것은 냉엄한 현실이었다. 당장 남편 대니, 일, 살림, 며느리노릇을 감당하며 준영이를 계속 생각하고 그리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일 시간에 동료들과 어울려 도시락을 까먹으면서 수다를 떨다보면 혼자서 늘 똑같은 시간에 전화하러 가는건 눈치 보일일이기도 했고 말많은 여자들 사이에 안좋은 소문이 퍼질수 있었기에 준영과 통화 시간은 줄어들수 밖에 없었다. 두달이 지나는 동안 주희는 은행에서 텔러일을 하며 아침과 저녁에는 남편의 시중을 들고 집안 정리와 세탁같은 주부의 일과같은 이전의 생활과 달라진 일이 없는 생활을 했다. 퍽, 하! 퍽, 하!, 퍽! 하! 아으, 아으, 아아으아...하..... 여전히 그녀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그녀를 향해 돌아눕고 입을 맞추며 팬티를 끌어내리는 남편 대니의 행위를 거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 차원의 적극성은 잃어버린지 오래였다. 준영과는 상관이 없었지만, 준영과의 외도를 경험하고는 더더욱 남편과의 성관계는 형식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가 뉴욕에서 시어머니가 단독으로 날아왔다. 시아버지를 대동하지도 않은 채였고 몇주 머물다 간다는 것이었다. 평소보다 식사를 신경써야 하겠지만, 퇴근후 그녀의 시모를 차에 태우고 마트에 가서 시모가 사들이는 음식재료를 지켜봐야 했고, 시모가 만드는 밥을 먹은 적이 많았다. 하지만 시모의 행동은 ‘내가 하는거 보고, 이렇게 해라’라고 시위하는것처럼 느껴졌다. 그날은 토요일이라 남편 대니는 승마를 나가고 없었는데 한적한 오후에 그녀의 시모는 자기 방에서 나와 2층의 거실 쇼파에 걸터앉은뒤 주희를 불러내었다. 또한 시모는 주희에게 자리를 권하지 않고 그 앞자리에 서 있도록 했다. 이는 교사가 학생을 야단치는 자세였다. “내 지금까지 뭐라 안하고 그냥 지내왔다만......올해 네 나이가 몇이니?” “서, 설흔 둘이에요....” 그녀가 한두살 연상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던 시모의 입에서 나오는 나이 이야기는 그녀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었다. “뭐든지 때가 있는거란다. 지금 넘어가면 아이낳기도 힘들고, 기형아나 유산같은거......임신도 날짜 맞춘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고....네가 대니랑 동갑인 설흔살만 하더라도 좀 참아보겠고 이십후반이라면 몇년은 더 기회가 있겠지만 말이다.” “어머님 말씀 잘 알아듣겠는데요.....제 뜻대로만 안 낳는건 아니에요. 대니가 아이를 싫어한다고 저한테 말했기 때문에, 전 그 사람 뜻에 따르는거에요” “정말 남자가 원치 않으면 본인이 정관을 묶어 버리던지 콘돔을 쓰겠지. 그런데 저희 화장실에 있는 피임약은 뭐니? 그건 여자가 더 원치 않는다는거야” 주희는 당황하면서도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어느새 부부욕실까지 뒤지다니 아무리 시어머니라도 예의가 없는 행동이었다. 더군다나 시어머니는 한국에서 S여대 가정교육과를 졸업하고 여고 가정가사 교사를 지낸 인탤리여성이었다. 하지만 생활에서의 예의는 그런것과는 관계가 없었던지, 오히려 피임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는 감각이 가정과 교사출신이라서 그런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때마침 남편 대니가 집으로 들어와서 2층으로 올라와 그 고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승마복 차림으로 귀를 쫑긋하게 세웠다. 그녀는 잘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시어머니한테 적극적으로 항변하지는 않았다. “내가 스물 일곱, 네 나이에 결혼했는데 아이가 잘 안들어섰어. 한번 유산하고 설흔 한살에야 대니를 낳았지. 그 후에도 또 유산했고 결국 단념했어. 더 늦어 후회하지 말고...피임약 다 갖다버려. 아이들어서면 막상 싫다싫다 하던 남자가 더 좋아하게 되어 있어. 그리고 아빠랑 무리해서 이 방네개짜리 이층집 사준게 둘이서 훵하니 방들 놀리라고 사준것도 아니고 내가 들락날락 들리면서 지낼라고 사준것도 아니야.” “........어머님 말씀 잘 새겨듣겠어요. 하지만 저도 대니한테 물었지만 이 사람은 한사코 반대하고 단호히 결정한거에요. 이 집의 가장이 대니지 제가 아니쟎아요, 가장인 그의 결정이쟎아요? 제가 순종할수밖엔 없쟎아요” 주희는 일부러 남편 대니가 들으란 투로 시어머니에게 목소리로 항변했다. “마미, 그건, To be frank, I didn't want a child.....I told her. But actually......" "얘 대니! 이건 여자들끼리 하는 대화니깐 너는 나중에 네 색시랑 따로 이야기하렴“ 주희가 깜짤 놀란 것은 didn't 라는 과거형으로 남편이 말한 것이고, actually라는 애매모호한 ‘지금’이란 의미가 무엇인지에 놀랐다. 하지만 그 다음 엄마의 명령에 얌전히 침실로 들어가던 남편의 행동이었다. 그러자 시모는 더욱 기세등등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너, 나이어린 남편이라고 무시하는거니?” “네?! 어머님,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제가 어떻게 대니를 무시한다니요?” “그런 식으로 말야....네가 남편을 가장으로 알기나 아는거니? 오히려 이런데서 쏙 빠져나가기 쉬우려고 그런 가장이니 뭐니 하는 단어를 쓰다니, 너 보통내기가 아니구나. 너희 둘끼리만 있을때 네가 어떻게 하는지 대충은 짐작이 간다” 주희는 드디어 눈물이 터져나왔다. 자기의 말뜻을 그렇게 황당하게 곡해하는 시어머니의 태도, 그리고 시어머니의 명령에 나서지 못하고 쏙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남편의 태도에 더욱 그랬다. “그런 식으로 남편을 자기 뜻대로 조종하고 아이도 안 낞고 자기 몸이나 손발좀 편하게 살려는게 요즘 젊은 여자들의 트렌드라더니, 설마 너도 그럴줄이야 몰랐구나. 하지만 생각을 고쳐야겠다” “흑흑흑.....................어머님......전 그런 뜻으로 그렇게 말씀드린게 아니에요......대니한테 물어보세요. 제가 저 원하는대로 모든걸 할려고 했는지” “당연히 대니가 그렇다면 그렇다고 네 흉을 보겠니?” 주희는 억울하고 분하면서도 서러운 마음에 거의 한시간 가깝게 시모에게 호통과 꾸중을 들으며 고개를 들썩이고 눈물을 흘렸다. 선 자세로 꾸중을 들은 탓에 다리와 무릎이 후들거리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교사시절에도 호랑이 선생님으로 소문이 나 있었고 지금 그때의 모습을 며느리에게 재현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주희의 눈에 비친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와의 부부생활에 있어서 시어머니가 그리 잘 챙겨주거나 정성을 쓰진 않았다. 그렇다면 2주씩이나 분가한 아들의 집에 와서 이런 류의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이었다. “넌 뉴욕에 살 때의 행실도 알어. 오래전에 너 수술한것 생각나지? 그래서 이 시애미한테 한참 야단맞은것도 기억하니? 엘에이와서 몇번 했을거라고 짐작이 간다. 그건 여자가 적극적이지 않으면 못하는거야!” “어머님...흑, 그건, 그건 제 뜻이 아니었어요. 되려 피임잘못했다고 대니한테 야단까지 맞았다구요....” “똑같이 말대답하는구나?! 그래, 대니가 시켜서 중절했다고 말하겠지?” 그녀는 뉴욕에서 신혼을 지내던 1년차의 어느날 임신한 것을 알고 남편 대니에게 전화로 알렸을때, 대니는 도리어 역정을 내며 당장 수술을 하라고 야단조로 이야기한 것을 기억한다. 주희는 입술을 깨물며 산부인과 수술대에 올랐지만 그 사실을 시모가 어떻게 알았던지 주희가 불려가 야단을 맞았던 것이다. 그 이후로 주희는 대니를 닥달해 엘에이로 사는 곳을 옮긴 것이다. 아내의 모범이 될수 없는 시어머니의 꾸중을 듣고 그녀가 침실로 갔을때 그래도 남편 대니는 침실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 졸리운듯 고개를 뒤로 젖끼고 있었다. 주희는 얄미운 마음이 들어 휙하고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씻었다. “마미 화를 돋구지마. 내가 알아서할께” 주희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대니가 한 말은 아주 판에 박힌 자주 들어본 이야기였다. 솔직히 주희가 아무리 생각해도 시모의 화를 돋굴만한 표현은 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불행중 다행인지 시어머니는 이틀후에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날아갔다. “내가 Daddy테 말씀드려서 Mommy좀 데려가달라고 했어. 그러니깐 너도 마미한테 조심해” “내가 어머님한테 뭘 어떻게 했다구 그래?” “흐유......됐어. 그만해” 남편이 알아서 해준다는 것이 아버지한테 매달려서 어머니를 데려가게 한 것이라,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적인게 해결된건 아니었다. 시어머니는 ‘충분히 갈때가 되어서 떠난다’는 말을 남기면서 당신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셨기 때문이다. ---------------- 어느날 뜻하지 않게 그녀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그녀의 넋두리와 상황이 논리적으로 연결된건 아니었지만 편지 속의 상황을 떼어 맞추어보니 딱 위의 상황은 그대로 팩트였다. 그녀는 나를 통해서 해방을 느끼고 있는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주희를 만난지 2개월만이었다. 그러고나서 다시 점심때 드문드문 통화를 했다. 그녀의 전화속 말투와 분위기는 나로 인해 밝아졌다가 갑자기 어두워졌다를 반복했다. 나는 그녀를 처음 만났을때 배부른 투정이나 하는 바람끼있는 유부녀라는 생각을 잠깐 했던 것을 후회했다. 사실 평면적인 스펙으로만 본다면 그저 경제적으로는 쪼들리지 않고, 집있고, 신경쓸만한 애물딴지(자녀)도 없고, 학벌좋고 직업좋은 남편두고 있고, 본인도 소일거리가 있는 여자였기 때문에 내 탓은 아닐 것이지만, 함부로 상대를 재단할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금 그녀를 감싸주고, 그녀의 편이 되어줄 사람이라곤 나밖에 없었다. 저녁때 휘트티스 센터에서 나와 옷을 입을때 못받은 전화가 있었다. 놀랍게도 주희의 휴대폰 번호였다. 나는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을 짓누르며 옷을 빨리 챙겨입고 센터 밖으로 빠져나왔다. 미국 서부는 대도시라도 지역이 지나치게 방대하게 넓은데 반해 인구밀도가 낮아 기지국이 충분하질 않아 실내 통화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어, 준영오빠! 왜 안받았어요? 모처럼 전화했는데 오빠가 나한테 삐친줄 알았네요” “미안하다. 나 체육관에서 운동중이어서 못받았어.” “오빠, 저 사랑한다던 말씀....지금도 유효해요?” “그럼 당연하지.......사랑해 주희야....널 사랑해” “후훗.....오빠 고마워요, 혹시 토요일이랑 일요일에 시간있으면 저 좀 먼 바닷가에 데려다주실수 있어요?” “네가 원하면 어디든지 갈수 있지.” 그녀가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볼 요량도 있었던것일까, 아니면 정말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서일까. 무엇보다도 주말과 먼 바닷가라는 말에 가슴이 설레어왔다. 하지만 먼 바닷가를 논하기엔 기혼녀인 그녀의 처지가 녹녹치 않을 것이다. “근데, 주희는 나 따라서 거기까지 갈 여유는 되니?” “그저께 남편이 동부출장갔어요. 솔직히 삼일만 있어도 되는데 시부모님댁에서 며칠 더 지내면서 아들노릇도 해드린다네요? 필요도 없는 휴가를 삼일이나 더 냈어요. 전 어차피 여기에 일도 있고 하니깐 못 따라갔고요. 아마도 남편이 엄마 마음 풀어주느라고 그런거 같아요.” “그렇구나....저런....쯧쯧.....주희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뭐하니?” “그냥.....TV보는 것도 지겹고, 밀린 빨래 끝나고 이렇게 오빠한테 전화해서 수다떠는거에요” “그래 그럼 이번주 토요일날 조금 일찍 만나자. 열시쯤 그때 burbank의 그 장소 어때?” 나는 기쁜 마음에 들떠, 먼 곳으로 가는 시간을 당긴다기보다는 그녀를 빨리 만나고픈 마음에 그렇게 말해버렸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의외였다. “오빠는 아직도 여자를 잘 모르는구나.......여자 한번 데이트하려면 화장하는 시간만도 얼마나 오래걸리는데요.....” 나는 그녀가 트레이닝복으로 나와도 반길 예정이었는데 여전히 예전의 약속을 기억하고 실행하는 그녀에게 감격했다. “그래 그럼 화장하는 시간까지 하면 얼마나 걸릴것 같니?” “음.....그건 쉽게 예측할수 없군요. 제가 주소드릴테니깐 오빠가 저희 집으로 오실래요? 점심 식사하시고 1시쯤이면 될것 같아요. 집 앞에서 전화하시면 돼요” 그날의 통화가 목요일이었는데 토요일까지의 시간은 정말 하루가 수개월로 느껴졌다. 나는 인터넷을 뒤져 괜챦은 여행지로 Pitsmo Beach를 선정했다. 그녀가 나름 비취매니아니깐, 그리고 동부출신이라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해변에 환상이 많으리라 생각했다. 식사 후에 만나자는 것은 아예 그날을 넘기자는 뜻이 아닐까 해석해 본다. 하지만 나 혼자 먹는 점심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알수가 없었다. 그녀가 사는 지역은 놀랍게도 비교적 부촌으로 알려진 내륙쪽 가까운 동네였다. 아파트건물의 5층 높이는 될만한 굵직하고 넓은 야자수들이 길 양가녁에 도열한 가운데 중간에는 검문소마저 있었는데, 입구쪽은 차단기가 내려져 있었다. 나는 거기에 일단 정지를 한뒤 경비원의 일단 검문을 받아야 했다. “Good Afternoon, Sir, what place are you going to now?" "Yeah, Street Number 71066." 경비원인 중년의 뚱뚱한 흑인여성은 내가준 번짓수를 입력한뒤 일부로 확인조로 무언가를 물었다. “Who are you to visit?" "hmmm, Mrs. Joohee Cho, ma'am" 미세스 조주희라고 밝혔으나 그 경비원녀는 잠시 난색을 표한뒤 내게 다시 묻는다. “I'd like to what is the name of the householder at that home, sir" (내게 필요한 것은 그 집의 세대주 이름입니다) "Hmm..Mr.Cho!" 그녀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Unfortunately, you won't pass through if you let me know that householder's full name." (안타깝지만 세대주의 전체 이름을 대지 못하면 통과가 안됩니다) 그때 그녀의 이름이 대니라는 것이 생각났는데, 대니는 원래 애칭겸 약칭이다. 그렇다면 전체 이름은 대니얼일 가능성이 높았다. “Mr.Daniel Cho?!" "Perfect! Thank you!" 나는 약간의 의문형으로 자신없이 답했지만 그 흑인 경비원녀는 이제야 업무가 풀렸다는 환성을 지르며 컴퓨터에 뭔가를 입력하였고, 곧 차단기가 올라갔다. 일부로 곡선을 준 듯한 1차선 차도를 돌아 그녀가 알려준 번짓수를 찾아내는데 몇번 실패하다가 겨우 한 집앞에 도착했다. 인도와 인접한 잔디밭을 건너면 철제 현관문에 그녀가 알려준 번짓수 71066이가 붙어 있었지만 잔디밭앞쪽에 철제로 된 우체통에도 번짓수가 표기되어 있었고 그 숫자 밑에 “Daniel Cho"라는 이름이 새겨진 판텔이 붙어 있었다. Danny가 Daniel의 약칭이고, 조주희라는 그녀의 성이 남편성을 딴 것이라면 그 집이 확실했다. 2600sq라고 했으니 한국식 평수로 단독70평형의 이층에 방네개가 있고 목욕탕만도 세개가 있었다. 나는 주희가 소용에 닿지도 않을 목욕탕 세개의 욕조와 변기를 닦고 있었다니, 작은 콘도 하나 장만할 능력없는 가난뱅이 주제에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 Garage는 이미 열려져 있었는데 그녀가 타는 2000년식 풀옵션의 연한 실버 색상의 혼다 어코드 EX와 그녀의 남편의 차로 보이는 지붕커버가 열린채로 주차된 BMW3계열의 컨버터블과 아직 타이어의 흙자국을 씻어내지 않은 토요다의 FJ크루져(오프로드용 SUV)가 서 있었다. 그 집 주인의 취미를 일부러 알려주고 있는듯 했다. 여기에 비하면 나는 새차지만 혼다 씨빅을 애지중지하면서 타고 있었다. 차의 소음과 진동을 그녀는 어떻게 참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거라지 안쪽의 문이 열리면서 한 여인의 자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아.....내가 지난번 쇼핑몰에서 사준 하의실종 레깅스용 미니원피스! 미끈하게 드러나는 허벅지라인과 밝게 빛나는 하체의 살결! 적절히 디자인이 가미된 얇은 윙을 상체에 걸치고 길쭉한 행모자를 쓰고 커다란 썬글라스를 쓴 여인, 그리고 빨간색이 강조된 립스틱을 바른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여자. 비록 긴 머리는 아니었지만 끝 웨이브를 준 머리카락은 두달전과는 달리 진한 보라색빛이 나는 염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주희는 양손에 두개의 대형백과 더불어 작은 루이비똥 보스턴백을 들고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사전에 조작을 했는지 그녀가 차고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흰색 셔터가 천천히 내려왔다. 나는 차문을 열고 나가섰지만 마치 결혼식장에서 신랑이 신부를 기다리는듯한 자세로 얼어붙어 있을 뿐이었다. “오빠, 약속잊은거 있지요?” “그게 뭔데?” “이래서 남자들이란, 흥! 집 앞에 와서 전화한다고요.....기다리다 못해서 제가 나왔어요. 여자가 꼭 그렇게 하도록 놓아두실거에요?” “아, 내가 집을 못 찾아서리, 게다가 그 흑인 여자 경비원이 뭘 꼬치꼬치 캐묻던지, 여기저기 뒤지다가, 저 윗동네도 같은 번짓수가 있고 해서 이번것도 맞나 확인해볼라고 이름까지 보고.....” “됐어요. 내 이름으로 뭘 확인한다고....여자 이름이 문패에 새겨지는거 봤어요? 정말 오빤 쑥맥같아요” 그녀는 더 이상 내 변명을 들으려 하지 않은채 내 차 뒷문을 열고 가방을 넣었다. 나는 옆문을 열어 그녀가 타도록 도와주었다. 그녀가 모자와 선글래스를 벗자 그녀의 얼굴이 완전히 드러났다. 주희는 볼멘 소리로 나한테 이렇게 항변했다. “연인이 자리에 앉을땐 치마를 펴잡아 주는 법이에요. 하긴 너무 짧아서 힘들겠지만” 또한 그녀의 화장은 어디 피부샵에 가서 웨딩메이컵을 받고왔다고 해도 믿을만 했다. 그녀의 눈에는 금빛 아이섀도가 찬란한 햇살을 받아 더 빛나고 있는것 같았다. 나는 그녀에게 입을 맞추려고 얼굴을 갖다댔지만 그녀는 살짝 피하며 정색을 한다. “오빠, 여긴 우리 동네에요. 이웃들과 교류도 거의 없지만 솔직히 누구 눈에 키스장면이 띠면 곤란할것 같아요.....글구, 이말은 꼭 해야겠어요. 남자들이란 다 똑같아. 그게 그리도 중요해요? 오빠 약속 제대로 지켰냐구요? 30분이나 더 지난거 알아요? 기껏 집 안팎을 여기저기 관찰이나 하고 있고 ” “들어올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몰랐고, 똑같은 번짓수가 저 윗 동네에도 있어서....” “오빳!!” 그녀는 내가 늦을 수밖에 없던 이유에는 어떤 관심이 없었고, 오직 격앙된 목소리로 나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여자 한번 외출 준비하려면 얼마나 에너지가 많이 드는줄 아세요? 어제 일마치고 시장보는거부터 시작해서 어젯밤부터 이것저것 가방싸기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먹고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또 점심은 11시에 대충먹고.....열두시부터 화장하기 시작해서 열두시 사십분에 다 끝났어요. 오빠가 사준 드레스찾아입고.....그렇게 한시에 시간맞췄는데 삼십분동안 전화도 안해요? 사고라도 났는지, 변덕이라도 부렸는지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그래서 그라지 문을 열어보니깐 거기서 두리번두리번 무슨 구경거리라도 난것처럼....” 나는 주희가 내가 처음 시킨 그대로를 했다는 것에 감격해 버렸다. 그래,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내가 그리 늦었으니 그런 이유를 대는건 안된다고 생각했다. 군대에서의 문화충격은 바로 ‘이유’가 없다는 것인것처럼 여자를 대하는데 있어서도 그녀의 기분을 못 맞춰주는것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여자는 또 칼로 물베기하듯 그런 상황을 넘길 방법이 없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의 탄탄하면서도 각도가 잡혀 있는 허벅지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어여쁜 레이스 아래에 척하니 자기 존재를 주장하는 그녀의 허벅지....하지만 나는 그는 그녀의 손을 먼저 잡았고, 그녀는 더 이상 화를 내기보다는 내게 손을 말없이 맡겼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나는 그녀의 치마 레이스를 쓰다듬으며 은근슬쩍 그녀의 허벅지로 손을 옮겼고 그녀는 그게 싫지 않은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이웨이를 타기 전에 좀 으쓱한 산동네가 나왔다. 나는 그곳에 차를 세우고 그녀를 향해 돌아섰다. 그녀는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직감했다. “오빠, 왜 세웠어요? 여긴 한길가에요. 우리 동네 주민들이 단지로 들어가기 전에 들르는 곳이.....웁!” 나는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점령했다. 쪽~쪽! 쪼조족!! 아아...... 그녀는 몸으로는 반항을 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로 막혀버려서 뭐라 반대할 말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희는 입술을 살짝 벌려 혀를 넣어주기까지 했다. 내 손은 그녀의 치마 속으로 들어가 안쪽 허벅지와 바깥쪽 허벅지를 수시로 들락거려렸다. 그녀의 오른 손이 내 왼손을 탁 치며 붙잡았지만 초단위로 그녀의 힘은 약해졌다. 용기를 얻은 내 왼손은 그녀의 굳게 닫힌 허벅지를 조금 더 벌려가며 점점 안쪽으로 진군해 들어갔다. 아아으으으..... 그녀의 머리는 좌석의 머리받침으로 인해 움직일수가 없었고 그녀의 손은 힘을 잃었다. 내 손이 목표까지 갔다고 생각되었을때 생각못한 촉감, 털과 더불어 뭉클한 감각이 느껴졌다. 그녀의 보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었다. 놀란 것은 나였다. 하지만 천천히 그녀와의 입술을 이별하고 허벅지를 애무해가며 손을 무릎까지 떼었다. 내 손에는 벌써 축축한 액체 비슷한게 만져졌다. “주희, 노팬티였구나?” “아하.....으.....헉.......오빠가 시켰쟎아요.....제가 그대로 했는데 무슨 잘못인가요?” 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다음 데이트때 노팬티로 나오라고 한 것을 우직하게 지키다니.....이 여자 너무 사랑스럽다. 아니, 불쌍하고 애잔하다. 부드럽고 아주 천천히 그녀의 상체를 끌어당겨 내 가슴속에 묻었다. 그녀의 자상함에 감격하며 나는 반대로 그녀의 보지가 거의 드러나 보일 지경까지 젖겨진 원피스의 레이스를 붙잡아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바로 놓아주었다. 5번 도로를 탔다가 101 하이웨이를 갈아타는데도 어떤 장애도 없었다. 노총각인 나는 더 이상 혼기를 늦출순 없는 상태에서 나는 사랑이라는 것을 만났다. 하지만 주희는 내가 원한다고 해서 언제든지 결혼을 나와 할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주희는 묘한 여운을 남겼듯이, 언젠가는 우리가 이루어질수 있으리라 생각해보지만, 절대로 평탄할수가 없을 것이다. 크고 작은 장애물을 치워야 하는데, 제일 데미지를 많이 먹어야 하는 것이 주희였다. 평소와는 달리 쭉 뻗은 하이웨이가 마치 우리의 앞날이었으면 하는 바램과 합치되었으면 좋겠다. “오빠, 조금 쉬고 싶어요” “그래 시트좀 뒤로 젖기렴” 그러나 주희는 시트를 젖기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눈을 감았다. 차 안 어디에선가 물오징어냄새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나는 오징어같은걸 챙겨오진 않았고 그녀도 여행에 챙길만큼 오징어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적이 없다. 게다가 지금의 냄새는 물오징어냄새였다. 그것도 어느 순간에 후각을 자극했다가, 원래부터 없었던것인양 사라지곤 했다. 주희는 무엇이 피곤했을까. 몸은 피곤하지 않았을 것이로되 그 많은 피로 속을 나와 함께 빠져 나오는 이 순간 한꺼번에 피곤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운전하면서 흘끗흘끗 주희의 얼굴을 바라보면 역시 주희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남자들이 탐낼만큼, 나같은 외간 남자가 탐낼만큼, 질투심 많은 시어머니가 그녀의 외모를 문제삼았을만큼. 그녀는 나를 만나기전에 적어도 삼십분은 화장을 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지 않고서도 그녀는 충분히 예쁜 얼굴이었다. “어머, 바다닷!” 101도로 왼편에 펼쳐진 태평양 바닷가를 지나는 동안 창문을 살짝 내리자 그녀는 눈을 뜨고 바깥을 감상하며 어린애처럼 좋아한다. “주희야, 남편이랑 여행 안다녔니? 엘에이온지 4년되었다며?” “시부모님 오셨을때 샌디에이고하고 라스베가스에 한번, 저희 둘만이서 라스베가스랑 그랜드 캐년 한번 딱 갔다왔어요” “오빠가 구경 많이 시켜줄께” “호홋! 그랬으면 좋겠어요. 오늘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이것만으로도 참 좋네요” 그곳을 통과하고 요리조리 굴곡이 심한 154번을 갈아타고 솔뱅이라 불리우는 덴마크타운에 도착했다. 거긴 중세 덴마크의 건축양식을 흉내낸 상가건물들로 채워진 기프트상점 타운이었다. ------------- 이번편은 베드씬이 없어서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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