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나) - 23세 이정란(엄마) - 45세 박진수(상병) - 26세 먼저 졸필을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글을 쓰는 것이 이렇게 힘든 줄 처음 알았네요. 소설란 작가분들이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2부- 사람이라는 동물은 적응의 동물이다. 어떤 환경이 되었든지 간에 그 환경에 처하고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 그 순간부터 바로 그 환경에 순응 혹은 적응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상민이도 예외가 아니었다. 상민이는 군대에서도 고참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군생활에 잘 적응해 나갔다. 드디어 수 개월이 순식간에 - 사회인들에게는 순식간이지만 군인들에게는 국방부 시계가 고장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안간다는 것만 빼고- 흘러 자연스럽게 일병으로 진급을 하게 되었다. 상민이의 고참이자 후견인 역할을 자처하는 박진수 상병도 병장 계급장을 달게 되었고 마침 상민이의 첫 정기휴가가 박진수 병장의 휴가와 겹쳐졌다. 하지만 짬의 차이는 여기서부터 드러난다. 박진수 병장은 쓰지 않고 애지중지 지켜 온 포상휴가를 정기휴가에 붙여서 상민이보다 3일이나 더 가게 된 것이다. 중대장에게 휴가 신고를 하고 드디어 부대를 벗어난다. 위병소를 통과할 때도 상민이는 일병을 달았음에도 여전히 이병 시절의 뻣뻣한 자세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에 박진수 병장은 건들건들 유유자적하면서 위병소를 빠져 나갔다. "박상민 일병, 첫 정기 휴가를 받은 기분이 어떤가?" "아직 얼떨떨합니다. 느낌은 잘 모르겠습니다." 우렁차게 대답하는 상민이를 제지하면서 소리를 낮추라고 손짓을 한다. "얌마, 쪽팔리게 그렇게 크게 소리 지르면 어떡해? 여기서는 나랑 둘이니까 조용조용 얘기해라. 알겠나?" "이병 박상민. 네 잘 알겠습니다." 박진수 병장이 군복 상의 붙은 계급장을 툭툭 건드리면서 말한다. "얌마. 아직 이병이냐? 그리고 조용히 말하라니깐. 알았어? 지금부터 크게 소리 질러서 나 쪽팔리게 하면 너 복귀후에 피곤할 줄 알아?ㅋㅋㅋ" "네 알겠습니다." 확실히 소리가 줄어든 상민이다. "참, 너네 어머님이 나를 보자고 했다고?" "네. 제가 편지에 박 병장님 얘기를 썼는데 어머님이 고맙다면서 마침 휴가를 같이 나온다는 얘길 들으시고 식사 대접하시겠다고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래? 네가 군생활 잘 해서 그런거지 내가 뭘 해준게 있다고...하하하..." 호탕하게 웃으면서도 순식간에 박 병장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가 사라진다. 박진수 병장. 사실 그는 입대하자마자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군생활 편하게 하려면 잘 보이라며 자기 후임들을 닥달해서 여자들을 소개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말도 안되는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만들어 후임들의 여자친구까지 만난 전적이 있었다. 물론 모두가 원나잇이었고 그만큼 여성편력이 심한 박병장이었지만 왠일인지 상민이 귀에는 그 얘기가 들어가지 않았다. 단지 들은 거라곤 박 병장이 여자를 좋아한다는 뜬구름 같은 소문 뿐이었지만 자기에게 너무나 잘해줬기 때문에 그냥 소문으로 듣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었다. 점심 시간... 화려해 보이는 횟집. 얼마나 장사가 잘 되는 집인지 텔레비전에 맛집으로 여러 번 방송도 나오고 3층 건물 전체가 횟집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1층은 수산물 매매까지 겸하고 2층과 3층이 식당으로 되어 있으며 2층은 테이블, 3층은 방의 구조로 되어 있다. 3층으로 가니 여러 개의 방이 있는데 그 중 제일 안쪽에 있는 방으로 상민이와 박병장이 안내되어 들어갔다. 거기에는 이미 코스로 주문이 되어진 요리들이 상 가득 차려져 있었고 엄마가 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둘을 맞이했다. "충성! 신고합니다. 일병 박상민. 정기 휴가를 명 받았습니다. 이에 어머님께 신고합니다. 충성!" 상민이의 눈이 촉촉해진다. 엄마도 군대간 사이 새까맣게 그을린 상민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이 글썽인다. "상민아. 내 아들. 어서와! 고생 많았지?" "아닙니다. 여기 계신 박 병장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고생 같은 건 없었습니다." 그러자 엄마의 시선이 박진수 병장에게 갔다. 그리고 박진수 병장의 두 손을 꼬옥 잡고 인사를 했다. "고마워요. 박병장님. 그러지 않아도 상민이에게 얘기 많이 들었어요. 그렇게 잘해주신다고.. 너무 감사해요." 박 병장은 갑자기 박 일병의 어머니가 손을 잡아오자 멋적은 듯 쭈뼛거리면서도 시선은 순식간에 상민이 엄마의 몸매를 스캔해 나갔다. 오늘 아들 첫 휴가에 귀한 손님인 박병장을 만나기 위해 한껏 멋을 부린 차림이다. 하얀 블라우스에 무릎에서 약간 올라가는 검은색 정장 치마, 그리고 그 사이 다리에 감싸인 검은 스타킹까지. 상민이가 보기에도 오늘 엄마는 자기가 입대 전에 보아왔던 엄마보다 훨씬 예뻐보였다. 더구나 키는 약간 작은 편이지만 날씬한 몸매에 적당히 볼륨감 있는 가슴에 긴 생머리는 뒷모습만 보면 아가씨로 오해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식사가 시작되고 상민이는 군대에서 짬밥만 먹다가 사제밥을 먹으니 정신이 없다. 더구나 평소에도 아주 좋아했지만 비싸서 쉽게 먹기는 어려웠던 회들을 보니 입에 군침이 돌고 횟감 하나하나를 분해라도 하려는 듯 집요하게 젓가락질을 해댔다. 엄마는 상민이와 옆에 같이 앉고 박병장은 상민이의 맞은편에 앉아있는데 아들 뿐만 아니라 박병장의 먹는 것까지도 세심하게 챙겨주었다. 박병장은 자기에게 회를 얹어주는 상민이 엄마(이제부터 정란이로 호칭합니다.)를 유심히 바라보니 슬쩍슬쩍 블라우스의 단추와 단추 사이의 벌어진 틈으로 보일듯 말듯 보이는 가슴을 뚫어지게 훔쳐본다. 그러다가 일부러 바닥에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이런, 오랜만에 젓가락질을 하니 젓가락이 절 거부하나봐요. 하하하" 호기롭게 웃으면서 젓가락을 줍기 위해 허리를 숙였다. 방의 식탁 아래로는 테이블에 앉는 것처럼 바닥이 식탁 크기에 맞춰 홈이 파여 있고 앉은뱅이 등받이 의자로 되어 있어 테이블에서 먹는 것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병장은 이 점을 노렸다. 젓가락을 줍는 척 하면서 허리를 식탁 아래로 숙였을 때 때마침 정란이의 다리가 살짝 벌어져 있었다. 정란이는 박병장이 식탁 아래로 허리를 숙이고 있다는 것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은 듯 아들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박병장은 식탁 아래에서 정란이의 치마가 허벅지까지 올라간 것을 보며 검은 스타킹으로 감싸인 다리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확실히 우리 엄마와는 달라. 그냥 상민이 또래보다 젊은 엄마라는 말만 들었지만 이렇게 괜찮은 스타일일 줄은... 오늘 횡재했군." 박병장은 젓가락을 주워서 다시 몸을 일으키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 지에 대한 궁리를 시작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상민이는 얼마나 많이 그리고 급하게 먹었는지 켁켁 대다가 화장실로 달려갔다. "엄마. 맛있는 거 갑자기 너무 많이 먹었나봐. 나 화장실 좀..." "이그, 천천히 먹지, 뭐가 그리 급하다고..호호호.. 그래 얼른 다녀와. 엄마가 안따라가도 되겠어?" "에이, 엄마. 제가 뭐 어린애에요? 그리고 남자 화장실에 어떻게 들어오시게?" "박 일병, 내가 같이 가줄까?"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금방 오겠습니다." 상민이가 나가는 것을 보고 따라 나서려다가 상민이의 괜찮다는 얘기에 마지 못해 다시 자리에 앉는 것처럼 돌아와서 자리에 앉았다. 상민이가 문을 닫고 나가자 박병장은 자기의 자리로 가지 않고 상민이가 앉아있던 정란이의 옆자리로 가서 앉았다. "박 일병 어머님이 이렇게 젊으신 분인 줄 몰랐습니다. 너무나 곱고 이쁘세요. 오늘 식사 감사했습니다." 말을 하면서 왼쪽 손으로 은근슬쩍 정란이의 손을 잡았다. 정란은 자연스럽게 반응을 해왔다. 자기 아들과 같은 느낌이고 또 그동안 아들 편지를 통해서 들은 것이 있어서 아무런 의심없이 자연스럽게 손을 내주었다. 그러나 잠시 후 자신의 허벅지에 닿는 손길에 움찔했다. 자신의 손을 잡은 박병장의 손은 왼쪽 손이었고 오른쪽 손은 자연스럽게 있는 것 같았는데 살짝 식탁 아래를 보니 박병장의 오른손이 자신의 허벅지에 올라와서 슬슬 더듬고 있는 것이었다. 정란은 화들짝 놀라면서도 소심하게 말을 건낸다. "박병장님. 저기 손 좀..." 손을 치워달라는 뜻이다. 늘 조신하고 나이많은 남편과 만나 생활을 하다 보니 약간은 순종적인 모습이 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정란은 고개만 푹 숙이고 아무말 하지 못했다. 박병장의 손이 허벅지를 가볍게 쓰다듬다가 점차 위로 올라간다. 그러다가 정란의 허벅지가 꼭 붙어 있어 어찌할 수 없게 되자 박병장은 정란의 귀에 대고 뭐라고 속삭였다. 그러자 힘을 주고 있던 허벅지의 조임이 약해졌다. 박병장의 손은 자연스럽게 검지 손가락으로 허벅지를 쓰다듬듯 하다가 손바닥 전체로 허벅지를 만지면서 서서히 치마 속으로 사라졌다. 정란의 입에서는 '흡..' 하는 탄식과 함께 안절부절 못했다. 박병장의 손이 팬티 언저리까지 올라온 것이다. 정란은 여기서 고민에 빠졌다. 손을 빼고 뺨이라도 한 대 때려야 정상인데 아까 박병장이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사태에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박병장이 뭐라고 했길래 정란이 단 한 번의 거부의 몸짓이나 거절이나 반항을 못하고 이렇게 속절없이 당하고 있는 것일까? 불과 몇 십 초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어머님. 거부하시면 안될 겁니다. 박 일병을 아끼신다면요. 그거 아십니까? 박일병이 얼마 전에 엄청난 군사 기밀을 노출했단 말입니다. 그리고 그게 현재진행형이구요. 군사 기밀 노출은 군대에서 등급에 따라 최고 무기징역까지도 받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란 말입니다. 이번 휴가도 못올 뻔 한 것을 제가 겨우겨우 무마시켜서 무사히 휴가도 나오게 된 겁니다. 그래도 잘못하면 오늘 당장이라도 군에서 헌병들이 출동해서 박 일병을 잡아갈 수 있어요. 하루하루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겁니다. 저도 지금 박일병 사건 막아주느라 자칫 잘못하면 저까지 위험해 지는데 그것을 감수하고 이렇게 보호해 주는데 이정도도 못해 줍니까?' 사실 휴가 나오기 몇 주 전에 일이 있긴 있었다. 그러나 박병장이 정란을 협박하듯 말한 얘기는 솔직히 행정병으로 있는 상민이가 실수로 암구호를 노출한 것이었고 그 다음날 깐깐하기로 소대장에게 걸려서 군장싸고 연병장 몇 바퀴 돈 것이 전부였고 단지 정란을 어찌해 보려는 박병장의 술수였고 99%가 거짓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군대 생활에 대해서 지식이 없던 정란에게는 아들 걱정이 박병장의 행동을 차마 거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란의 별다른 거부하지 않는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던 박병장은 치마 속에 있던 손을 뺐다. 정란은 손이 빠져나가자 여기서 끝나서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치마 속에서 빠져나온 오른손이 정란의 오른쪽 어깨를 감싸듯 끌어안더니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러자 안도감에 젖어있던 정란은 박병장이 어깨를 안아 끌어당기자 어찌할 틈도 없이 박병장에게 안긴 꼴이 되었다. 박병장의 옷에서 풍겨오는 담배 냄새와 텁텁한 입냄새가 순식간에 덥쳐왔다. 그러더니 박병장은 정란이 뭐라 할 사이도 안주고 순식간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면서 왼손이 다시금 허벅지를 파고 들어 팬티 위를 주무른다. 정란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는 생각에 박병장을 밀치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젊은 남자를 당해내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 '어머니, 아들이 어려움에 빠질지도 모르는데요? 이 정도는 약과 아닙니까?" 잠시 입술을 떼고 박병장의 입에서 나온 말에 움찔했다. 그러자 다시 박병장의 입술이 정란의 입술을 덥쳐왔다. 그러면서 여전히 왼손은 정란의 치마 속에서 이곳저곳을 건드리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정란의 몸이 움찔했다. 비록 팬티 위였지만 정란의 클리토리스가 박병장의 손가락에 눌려서 팬티와 함께 자극을 가한 것이다. 박병장은 느꼈다. '오호.. 반응이 나쁘지 않은걸?'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좀 더 세게 눌러대고 비벼댔다. 팬티와 스타킹으로 감싸여 있기 때문에 작은 자극으로는 정란이 꿈쩍안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참을 비벼대자 정란의 팬티 위로 약하지만 열기가 느껴졌다. 그러면서 정란의 몸짓이 약하지만 꿈틀거림이 잦아드는 것을 보면서 손을 빼더니 이제는 블라우스의 가운데 단추를 끌르고 들어갔다. 브래지어 위로 정란의 가슴을 만지던 박병장은 보기완 다르게 탄력있고 손에 꽉 찬 듯한 느낌이 과거 후임들의 여자나 소개로 만난 여자들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젊은 느낌을 주는 것에 만족해했다. 그리고는 브래지어를 위로 끌어올리고는 본격적으로 오른쪽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손으로 유방을 다 덮고 움켜쥐기도 하고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살살 비비기도 하면서 정란을 희롱했다. 정란은 정신이 없었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차마 거부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을 책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거부하는 힘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박병장은 정란의 블라우스를 완전히 벗겨내고 싶었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럴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더구나 타이밍 좋게 밖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상민이가 돌아오는 그림자가 비춰졌다. "어머니. 오늘은 이쯤 하죠. 제가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꼭 연락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아들을 위해서요." 다시금 아들을 빌미로 정란에게 겁을 준 박병장은 상민이 들어오기 직전의 몇 초 사이에 다시 한 번 뜨겁게 정란의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얼른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정란은 아들에게 이런 모습 보일 것이 두려워 얼른 옷매무새를 다듬고 블라우스의 단추를 다시 다 잠그고 치마를 확인한 후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 물잔만 만지작 거렸다. "아휴... 맛난 거 먹다가 죽을 뻔 했네. 식사 다 끝나신 거에요?" 해맑게 웃으며 들어오는 아들을 본 정란은 자신의 추한 모습이 아들에게 보여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들을 지킬 수 있다면.. 그리고 이게 마지막이리라 다짐하는 정란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횟집에서 나와서 바로 헤어지게 되면서 박병장은 다시 한 번 정란의 손을 맞잡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늘 식사 너무 감사했습니다. 어머님. 상민이는 제가 군에 있는 동안 잘 보살펴 드릴테니 너무 걱정마세요." 인사를 하면서 맞잡은 손에 박병장으로부터 정란에게로 두 번 접은 작은 메모지가 전해졌다. 아들에게 들킬새라 성급히 쪽지를 핸드백 속에 넣고는 부담 가득한 웃음으로 박병장과 헤어졌다. "엄마. 박병장님 멋있지? 정말 나한테 너무 잘해주고 왠만한 문제들은 다 해결해 주신다니깐. 더구나 키도 크지 잘생겼지 저런 분이 왜 여자친구랑 헤어졌나 몰라." 정란 옆에서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상민을 잠깐 바라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어주고는 다시금 살짝 얼굴이 그늘이 스쳐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 늦은 시간 10시가 다 되어서야 퇴근하신 아버지와 대화를 하느라 정신없는 상민을 두고 정란은 조용히 안방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핸드백을 열어서 아까 받은 쪽지를 펴 보았다. '010-1234-5678. 내일 오전 9시 101동 1308호. 기다리겠습니다.' 간단한 몇 자의 글이 적힌 쪽지였지만 정란에게는 절대로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들고 있는 쪽지가 마치 커다란 돌덩이라도 되는 양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어떡하지? 어찌해야 좋을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한참을 고민하던 정란은 남편이 부르는 소리에 대답을 하면서 안방문을 열고 나갔다. '그래. 오늘 일로 끝난 거야. 갈 필요는 없어. 여기서 더 무엇을 할 수 있겠어? 박병장님도 그 사실을 잘 알테지' 그냥 단순하게 다 잊어버리기로 한 정란이었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