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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 단편
최고관리자 0 43,145 2022.11.1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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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아들내미의 관찰학습 숙제는 온전히 내 몫이었다. 양쪽이 보이게끔 투명판을 세우고, 양 귀퉁이와 바닥을 막은 후에 잘 씻어서 적당히 말린 모래를 그 틈으로 집어넣고, 윗부분을 방충망으로 막는 데에만 4시간이 넘게 걸리고 말았다. 다 만든 모형을 보고 아들내미는, ‘아빠, 뭘 좀 알기나 하고 만드는 거야?’ 라며 딴지를 건다. ‘임마, 개미라면 내가 아주 신물이 난다, 신물이….’ 그 말을 들으며, 옆에서 빨래를 개고 있던 아내가 나를 쳐다보며, 빙긋이 웃어준다. ‘그럼, 아빠가 얼마나 잘 아시는데…’ 라며, 아내가 한마디 거든다. 한동안 문지방이 닳을세라, 아들은 개미를 잡아다가 관찰통 안에 잡아 넣었고, 어떻게 구했는지, 여왕개미까지 구해다 잡아넣은 뒤로는 산란의 가속이 붙었는지 관찰통 안의 개미집 안은 제법 그 모양새를 갖추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출근하는 아침, 아들은 그 관찰통을 학교로 하루만 갖고 갔다가 와야 한다며, 부산을 떨었다. 저녁에 돌아와 도대체 학교에서 무얼 하고 왔느냐고 묻자, ‘응, 선생님께서 관찰일지의 후반부에 이용하라고, 우리나라에는 보기 어렵다는 다른 종류의 개미를 관찰하는 아이들의 통속에 무데기로 나누어 집어 넣어 주셨거든. 오늘부터 색다른 경험이 될거라 시면서…’ 나는 통 안에서 겁나는 번잡스러움을 떨고 있는 개미의 무리를 보면서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개미라…. ‘준석씨? 나 많이 늦었지?’ ‘괜찮아, 껌 값이지. 나한테 한시간 반 정도야, 껌 반값도 안돼. 그래, 오늘 알바는 잘 했어?’ ‘삐졌구나? 일찍 마감하고 나오려고 했는데, 친구가 오는 바람에…’ ‘친구 누구?’ ‘자기 윤애라고 알지?’ ‘거 재벌집 외동딸 이라는 갸 말이야?’ ‘응, 기억하네?’ 기억하지 않을 수 없는 여자 였으니까. 언제나 주위에 남자들을 그것도 훤칠하고, 미끈한 젊은 후배들로 에워싸고 다니는 그녀를 학교 안에서 모르면 간첩이었다. 학생 신분으로 외제차를 몰고 학교를 다닌다는 게 영 접수가 안되던 시절, 그녀는 돋보이는 외모도 모자라, 학생들은 주차도 안되는 교내에 무슨 빽을 썼는지는 몰라도 그 놈의 자가용까지 몰고 학교를 다녔다. 차를 몰고 왔어도, 몰고 가기 싫으면 찍하니 전화를 때려, 자신 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많은 운전기사가 굽신 거리며, 강의실로 들어와 차 열쇠를 받아 들고는 부리나케 차를 대신 몰아 가게 하는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은 교내의 가쉽거리로서 언제나 일등 이었다. 나와 결혼해서 지지고 볶으며, 살고 있는 현경이는 그 당시, 나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바퀴벌레 커플이었다. 대학 입학과 함께 집안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그녀의 주변상황은 언제나 그녀를 알바에 뒤쫓기게 만들었고, 나는 그래도 악착같이 그 없는 시간과 쪼들리는 비용의 틈바구니 에서도 기어이 시간차 공격에 의존해서 그녀와의 밀회를 즐기고 있었고…. ‘아니 그 마마님께서 어찌 그런 누추한 곳까지 왕림하셨대?’ ‘내가 부탁을 좀 했거든.’ ‘무슨 부탁?’ ‘뭐 그런 게 있어, 다음에 얘기 할게.’ ‘아니, 나한테도 말 못할 비밀 이란 게 도대체 뭐래? 나 그럼 삐진당?’ ‘아냐, 아냐, 나 사실, 지난 학기에는 장학금 탔었는데, 다음 학기에는 장학금이 어려울 것 같아서 말이야. 알바에 쫓기다 보니 공부할 틈이 있었어야지. 그렇다고 자기를 술담배 끊듯이 끊어릴 수도 없었고…’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 등록금 일부를 빌렸지 뭐.’ 나는 그 당시 혀만 차면서 아무런 도움도 주질 못했다. 나 자신 조차도 별로 잘나지 못한 공부빨로 부모님께 학비와 용돈을 타다 쓰고 있는 실정이었고, 장학금은 머리에 뿔이 두어개 정도 있고, 도서실 의자에 너무 앉아 있다가 엉덩이가 의자에 오그라 붙어 오도가도 못하는 애들이나 받는 것쯤으로 알고 있었기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얼마나 빌렸는데?’ ‘한 학기 등록금 전부, 플러스 알파….그리고 돈은 아무때나 천천히 갚으라고 했고, 이자도 없다고 해서….’ ‘갸 보기보다 한 씀씀이 하네. 어려운 친구, 선뜻 돕기도 하구… 그러나, 나는 그때까지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던 현경이의 분위기를 단지 자존심이 상해서 저러는 것이겠거니 하고 무심코 넘기고 있었다. 그 날, 들은 것도 있고 해서 나는 현경이의 굳어진 심사를 풀어줄 요량으로 전부 내가 비용을 대며, 같이서 영화도 보고, 저녁을 먹은 뒤에 나와 현경이는 정해진 코스 처럼 항상 가는 그 모텔로 들어섰다. 결혼을 하기로 서로가 약속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둘 사이에 있어서 더 이상 예습해야 할 스킨쉽의 과제가 섹스밖에 없던 우리 두 사람에게 있어서 그런 행로는 자연스럽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 섹스가 무겁게 두 사람의 발목을 휘어 잡고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소프트 하게, 때로는 장난기 넘치게 받아 치던 두 사람의 젊은 육신…자라 오면서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혼전의 순결이나 섹스의 금기에 대해서 누차 들어 오기는 했지만 젊디 젊은 두 사람의 연정을 막을 수 있는 이유는 어디 에고 없었다. 쪼들리는 현경이의 사정을 알고 있는 터라 언제나 데이트의 비용부담을 내가 한다는 것에 대해서 미안해 하는 그녀가 나는 더 안쓰러웠다. 한가지 번거로웠던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피임의 문제 였다. 현경이는 만약에 나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요즈음 결혼식장에서 다반사로 목격되는 속도위반 만은 하고 싶질 않다고 누누히 강조 하는 바람에, 내가 기어이 콘돔을 하게 되었다. 항시 부모님을 속이면서 겉으로는 건전한 교제를 하고 있는 듯이 보여야 하는 관계로 언제나 우리들의 섹스는 초저녁에 이루어 졌다. 우리 둘은 섹스를 하고 나서 벌거벗은 몸으로 침대에 누워, 앞으로 우리가 낳은 아이가 자라면, 절대로 밖에서는 못 만나게 해야 한다는 나의 억지에 서로가 가가대소를 했었고…현경이는 주위에 한 남자만을 만나서 섹스를 하는 아이들이 점점 줄어간다는 말을 했었다. ‘나처럼 지고 지순한 여자는 없다니깐.’ ‘아니 그게 또 무슨 말이래?’ ‘아이들이랑 이 얘기, 저 얘기 해보는데 꼭 원조 교제는 아니더라도 만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그러드라구. 한 애는 남자 친구와 만나다가도 딴 사람이랑 섹스 하러 가려고, 다음 날 만나자면서 빠이빠이 하고 달려가는 애들도 있다니깐!’ ‘그럼 그 남자 친구는 그 여자에게 무슨 의미래?’ ‘회귀본능의 종착역 같은 거지 뭐겠어? 즐길 수 있는 상대가 없어지고 나면 돌아갈 집 이라고나 할까?’ ‘그건 너무했다. 남자는 그 여자만 바라다 보고 있을 텐데, 너무 불공평 하잖아?’ ‘그렇지도 않은 가봐. 그 남자도 언젠가 어느 젊은 부부의 쓰리섬 초대에 응해서 즐겼다가 들켜서는 된통 싸웠다고 그러더라구.’ ‘와, 죽인다. 그 남자도 대단한 사람인데?’ ‘그렇지? 그러니 두 사람이 그렇게 만나고 다니는 거겠지. 자기도 혹시, 몰래 그런 부부들에게 초대 받아 다니는 것 아니야, 나 몰래?’ ‘예끼, 여보슈! 사람을 엉뚱한 곳에 취직 시켜도 유분수지, 나는 혹여라도 그런 일이 있으면 정중하게 너에게 허락을 받아낼 걸?’ ‘뭐라구?’ ‘아니야, 아야야! 사람이 그렇게 손이 매워서야, 꼬집는 게 아니고 아주 살을 잘라내요, 잘라내.’ 현경이와 나와는 섹스를 하고 나서 이런 적나라한 대화를 자주 나누었다. 지금에사 생각해 보면 아내는 나와 같이 있을 때, 오픈 된, 그것도 성적으로 완전히 까발려져 있었으면서도 평소의 사고는 완고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일이 엊그제 같은데… ‘준석아? 오늘, 고등학교 동창회 있는 거 알지?’ ‘응. 갈꺼야.’ ‘꼭 와야 돼, 너 저번에 회비 않 냈다고 내가 총무한테 얼마나 찐빠 먹었는지 알기나 하냐?’ ‘알았다니깐 두루.’ ‘근데….’ ‘왜?’ ‘너 현경이 요새 심심찮게 그 뻘마랑 같이 다니더라. 애들이 다 수군거려.’ 친구들은 그 윤애라는 여자를 재벌마마의 줄임말로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왜? 돈 쫌 있다고 같이 다니면 그렇게 입에 오르나?’ ‘그게 아니고, 아무튼 니 여자친구 단속 철저히 해 임마. 자나깨나 보지 간수란 말도 있잖냐?’ ‘그건 그래. 이따 그 술집에서 보자.’ 나는 별 일 아니라는 생각에 무심코 내버려 두었다. 사실 교내에서 뒤돌아 서서 열나 씹어 돌리고, 겉으로 표는 안내면서도, 외제차를 타고 굴러가는 그녀의 몸을 타보고 싶지 않은 남자들은 없었다. 인물도 빼어나고, 여기저기 둘러봐도 그런 쭉쭉빵빵이 없었기에 저런 년은 어떤 물 좋은 나이트에서 좇대가리들을 긁어 올까나 하는 상상 만으로도 오금이 재려 왔으니까. 동창회가 말이 동창회지, 그런 술모임이 따로 없었다. 먹은 것이 무엇이 있나 속에서 꺼내 하나하나 검사할 때까지 죽을 것처럼 마셔대는 그 자리는 동창회가 아니라 결사음주 모임 같은 분위기 였다. 그런 고로 술이 꼭지가 돌 정도로 퍼 재낀 뒤의 선후배 서열이란 것은 싸움을 부르기에 딱 맞는 안주거리 였다. ‘신준석! 꺼-윽, 너 씨발, 존나 재수없어. 꺼윽…’ ‘형 또 왜 그래요? 많이 취했네.’ ‘너, 깔치 있다고 재고 다니냐?’ 나는 선배형의 꼬부라진 혀놀림이 작고하신 유명한 코메디언 이주일씨를 흉내내는 개인기 처럼 들려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내 말이 우습냐? 이 씨박 쇄끼야!’ ‘퍽’ 부지불식간에 날라온 주먹은 대번에 내 코피를 터뜨렸다. ‘에이 씨발, 선배라고 오냐오냐 해줬더니…’ 나는 대번에 발길질과 주먹을 앞세우면서 치고 나가, 모임은 결국 아수라장이 되었다. 피떡이 되도록 들고 팬 선배는 쪽팔림을 어쩌지 못해 다른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다짜고짜 주사를 부려댄 그 사정을 모를 리 없어, 싸움만을 진정시켰을 따름이지, 그 선배의 편을 들어 주지는 않았다. 모두가 찝찝한 표정으로 술집을 나올 때, 나의 등을 치는 사람이 있었다. 현선배 였다. ‘준석이 바쁘냐?’ ‘아뇨, 그냥 기분이 떨떠름 해서요. 제가 여자 친구 사귀고 다니는 게 맞을 짓인가 싶네요.’ ‘그건 아닌데….’ 현선배는 부유한 집 사람이었지만 별로 티를 내고 다니지는 않는 선배였다. 어쩐 일인지 오늘은 나랑 늦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며, 가까운 카페로 같이 가자며, 내 팔을 잡아 끌었다. ‘네가 이해해라. 갸가 좀 다혈질 이잖아? 그리고 소문 때문에 그러기도 했을 거구.’ ‘소문 이라뇨?’ ‘넌 정말 모르고 있구나.’ ‘뭘요? 궁금해요. 제발 알고 계신 거 있으시면 쫌 나눠 주세요. 요사이 보는 사람마다 저를 갖고 돌리는 통에 죽겠다니깐요.’ ‘너, 그럼 내가 얘기 하나 해줄게. 나를 욕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주라.’ ‘뭔데요?’ ‘그거 약속 않 하면 나 말 못하지.’ ‘알았어요. 약속 할게요.’ ‘그래, 고맙다. 나 별로 여자 관계도 없고, 그렇다고 사귀는 사람도 없는 거 너도 잘 알지?’ ‘네. 형은 언제나 혼자 다니시잖아요?’ ‘그래서 사냥감이 된지는 모르겠지만…’ ‘사냥감 이라뇨?’ ‘나 사실은 네 여자친구 만난 적 있어. 그것도 잠깐이지만 도우미로…’ ‘도우미 라뇨?’ ‘너 윤애 라고 알지?’ ‘네.’ ‘나 그 뻘마에게 불려가서 네 여자친구를 만났다구, 글쎄.’ ‘불려가다뇨?’ ‘얘기하기는 길지만 사실 나도 먼 발치에서나 봤지, 현경씬가? 네 여자친구 말이야, 자세히는 못 봤는데, 그 날에서야 확실히 봤어. 그 뻘마가 네 여자친구를 시켜 남자들을 물어오게 시켰단 말이야, 글쎄. 자기 오피스텔로 말이야.’ 나는 머리통을 한대 된통 얻어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뻘마년, 열나 색을 밝히거든, 취향도 독특해서 물 좋은 나이트 같은 곳은 절대 가지도 않을 뿐더러, 주위에 조용하고, 여자관계 없는 남자들 중에서 섹스 잘할 것 처럼 보이는 애들을 줏어 오게 시키는 모양이야. 한번 그 뻘마년의 마수에 걸리는 여자들은 꼼짝없이 하인처럼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않하는 짓이 없다니깐.’ ‘이일 저일 이라뇨?’ ‘그건 입으로 다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데…’ ‘괜찮아요. 저도 왠만큼 짐작은 하고 있었어요.’ 나는 가려진 비밀을 듣기 위해서 일부러 아는 것이나 있는 것처럼 둘러댔다. ‘그래? 그렇다면 이야기 하기가 쬐금 수월해지네. 그 날, 수업 끝나고 할 일도 없고 해서 빈둥대고 있다가 사물함에 가서 뭘 좀 갖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글쎄 사물함에 왠 편지가 하나 꽂혀 있는 거야. 그래서 열어 봤지.’ ‘그런데요?’ ‘그 안에는 네 여자 친구 나체 사진이 있었는데, 온갖 야한 속내의로 치장하고, 남자 좇을 열심히 빠는 모습 이었다구. 그리고, 그 글을 다 읽어갈 무렵에 귀신 같이, 사진 속의 네 여자 친구가 옆에 서 있더라니깐. 편지를 읽기 무섭게 사진과 편지를 도로 돌려 달라고 하면서 말이야. 아마도 여러 사람에게 새어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내가 그 편지를 읽는 것을 먼발치에서 감시하고 있었나봐.’ ‘편지에는 뭐라고 되어 있었는데요?’ ‘이런 즐거움을 맛보시려거든 저를 따라오세요. 돈도 필요 없고, 당신의 싱싱한 좇대만이 필요합니다. 라고 되어 있었지. 의심반, 기대반으로 나는 네 여자 친구를 따라갔고, 그 오피스텔에 들어섰을 때, 나는 뒤로 나가 넘어지는 줄 알았다 글쎄.’ ‘왜요?’ ‘그 안에는 네 여자 친구 말고도 두어명 되는 여학생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방안을 웅성거리며 뒤덮고 있는 다섯 명의 남자들의 좇을 교대로, 쉬지 않고 빨아주는 거 아니겠니? 난 깜짝 놀랐지. 누구를 따먹고 있길래, 저 여학생들은 좇물 싸고, 쳐지기 무섭게 저렇게 좇을 세워주고 있나 해서 궁금하기도 했구 말이야. 엉덩이를 뒤로 돌려대고 엎드려 있는 여자의 얼굴은 온통 남자들이 그 여자를 대놓고 쑤셔 박고 있던 차라 볼 수가 없어서 나도 옷을 벗고 나를 이끌어 온 네 여자친구가 좇을 빨아주어 세워 줄 때까지 참고만 있었지. 좇이 왠만큼 서자, 나를 이끌고 그 여자 곁으로 나를 디밀었는데, 아니 그 미친 듯이 섹스에 빠져 있는게 그 뻘마 였다니깐.’ 현선배의 얘기에 의하면 현경이를 위시해서 도우미들은 뻘마의 섹스파티를 위해서 대상 남을 물색한 이후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데불고 온 뒤, 혼음섹스에 동참하게 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규칙상 도우미는 절대 건드리지 못하고, 다만 처음이나 사정 후에 쳐진 좇을 세울 때는 언제나 도우미가 나서서 남자들의 좇발에 불을 붙였다는 것이었다. 기가 찰 노릇 이었다. 시켜 놓은 커피가 다 식을 때까지 나는 담배만 연상 피워댔다. ‘준석이 너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네 여자 친구인 것을 알았다면 그런 곳이 있었다고 해도 가지 않았을 텐데, 본의 아니게 내가 정말 너에게 미안하게 되버렸어. 언젠가 기회가 되면 말하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됐다. 나는 얼결에 그 곳에 가게 된 거지, 네 여자 친구에게 꼭 흑심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니 용서하렴.’ ‘선배, 내가 선배의 사과를 받아 들이는 뜻에서 제 부탁 좀 들어 주면 안되겠어요?’ ‘뭔데?’ ‘그 오피스텔로 나를 좀 데려다 줘요. 오늘 동창회도 쌈박질 때문에 일찍 파장 나서 갈데도 마땅 찮은데, 이대로 가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아요. 현경이 쌍판이나 한번 보려구요.’ ‘꼭 가야 되겠냐?’ ‘선배가 꼭 가 줘야 되요. 혹시라도 제가 문 앞에 서있다가 안에서 나라는 것을 현경이가 눈치라도 채면 문을 안 열어주지 싶어서요.’ ‘그래. 가자.’ 나는 현선배를 앞장 세워 오피스텔로 가는 도중에, 제발 오늘 만은 그 자리에 현경이가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아무리 돈이 걸려 있기로서니 친구를 그렇게 이용해 먹는 뻘마년도 미웠지만, 뭇 남자들을 물어다가 그 년에게 갖다 받치는 것도 모자라 그 좇을 줄창 빨아대고 있을 현경이를 생각하면 분이 목구멍까지 차 올라서 돌아버릴 판이었다. 내가 문 옆에 숨어있고, 현관에는 선배가 문을 두드렸다. 곧 이어서 문이 조금 열리고, 안을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벌써 문틈으로,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룹섹스의 교성이 자지러지며, 문틈을 비집고 흘러 나왔다. 선배가 안면식이 있었던지라 쉽사리 안으로 들어가고, 나는 문이 닫히기 직전에 발끝을 문틈 사이에 끼워 버렸다. 문이 다시 열리질 않는 것을 보니, 안에서 자동으로 잠궈지는 줄 알고 문을 연 여자와 현선배는 안으로 밀쳐 들어간 것 같았다. 나는 슬며시 문을 열면서 안으로 몸을 디밀었다. 어둡게 맞추어진 조명에다가 거실과 돌쳐서 칸막이가 되어 있는 현관은 문을 활짝 연다고 해도 안에서 보일 리 없었다. 나는 칸막이를 타고 몸을 숨겨 가면서 안으로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기고 있었다. 자리에 살그머니 조져 앉아 칸막이에 바짝 몸을 기대고 안을 살펴보니 그런 난장판이 없었다. 오피스텔의 거실은 대형 침대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뻘마가 누워 있는 남자의 좇을 올라타고서 자신의 양쪽에 둘러선 다른 남자의 좇을 물어대며 느글 거리고 있었다. 위에서 좇을 빨아대는 상황도 아랑곳 하질 않고 뻘마의 아래에 누워서 좇을 위로 치켜 박아대고 있는 남자는 그녀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허리를 연신 들썩대며, 더 깊이 좇이 박혀지기를 갈구하는 것처럼 난리를 떨고 있었다. 침대의 주위에는 두 명의 남자가 소파에 앉아서 이른바 현경이 같은 도우미 들이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오랄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침대 쪽으로 가까운 곳에 눈에 익은 나신이 단번에 내 망막을 때리고 있었다. 그것은 뽀얗고 톡 튀어나온 오리 궁댕이, 현경이 였다. 포르노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가터와 스타킹, 망사 T팬티를 걸치고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의 좇대가 어서 서기만을 바라는 얼굴로 연신 고개를 들썩이면서 빨아대고 있는 그녀. 나는 내가 알고 있는 평소의 그녀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입가에는 번질거리는 물들이 가득한 걸로 보아 좇만 세워 준 것이 아니라 조절에 실패한 놈팽이들이 싸갈긴 좇물도 받아먹은 모냥 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불현듯 다가오는 나를 쳐다 보는 여러 개의 시선들, 현선배는 엉거주춤 서있다가 그냥 돌쳐서 그 곳을 나가 버렸고…. 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아직까지 입안에 다른 남자의 좇을 물고 있는 현경이의 뺨따귀를 후려치면서 팔목을 잡아 끌었다. ‘어서 옷 입어!’ ‘저, 준석씨… 그게….’ ‘너 빨리 옷 입질 않으면 아가리를 바셔 놓는다, 얼릉, 뭐해?’ 방안의 사람들은 얼어붙은 듯이 꼼짝을 못했고, 주섬주섬 옷을 입고 오피스텔을 나오는 중에 현경이는 잘못했다는 말만을 연신 되풀이 했다. 나는 길거리에서 그녀의 손목을 붙든 채로 도망치려는 사람을 끌고 가듯이 현경이를 데리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무작정 큰길에서 돌쳐 들어와 골목으로 들어서자, 멀리 놀이터가 보인다. 나는 놀이터의 그네에 앉자고 했다. ‘저기, 준석씨..’ ‘아무 말도 하지마. 네가 거기서 씹질은 않 했다고 해도 거의 한거나 마찬가지니까.’ 현경이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면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어느 교수님이 강의 도중에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었지. 우리들에게 뜬금 없이 사무라이 개미에 대해서 아느냐고 말이야. 우리는 일본에 사는 개미 아니냐고 우스개 농담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시더군. 그 개미는 원래 아마존 개미라고도 불리우는데, 유럽에 산대. 너도 알다시피 아마존이란 게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여전사로 구성된 종족을 말하잖아? 원래 일개미는 모두 암컷뿐이라고 하시며, 워낙 그 종류가 싸움을 즐기다 보니 그렇게 명명된 거라고 하시더라구. 그런데 그 종류의 특징은 다른 개미와 다르게 자신이 새끼를 기르는 일도, 식량을 구해오는 일도 할 수 없을 뿐더러, 눈 앞에 먹을 것이 있어도 스스로 집어먹는 법이 없다는 거야. 그 사무라이 개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을 돌보아 줄 곰개미류의 고치를 뺏어오는 일이 전부래지 아마. 그 훔쳐온 고치에서 깨어난 곰개미는 도망치지도 않고 사무라이 개미를 위해 열씸히 일하는 노예가 된다드만. 그렇게 노예가 된 개미들은 1년 반에서 2년 정도 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사무라이 개미들은 또다시 사냥을 나가야 하고, 끊임없이 다른 노예들을 보충해야 살아나갈 수 있다는 거지. 그런데 중요한 포인트는 그 곰개미의 집을 뛰쳐 들어가 고치를 빼내올 때, 저항하는 곰개미들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고 하시더라구. 궁금하질 않아? 절대로 사무라이 개미는 고치는 뺏어 올 지언정, 그 곳에 사는 곰개미 들을 물어 죽이질 않고, 그냥 거추장 스러우니까 비키라는 듯이 물어다 집 밖으로 던져 놓기만 한대. 왜냐하면 곰개미들을 죽이고 고치를 빼앗으면 자신들에게도 내일이란 것이 없어지기 때문이지. 곰개미들이 살아서 고치를 까 줘야 자기가 데리고 살 노예고치가 생산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거지. 교수님이 그러시더라구, 세상이 빈익빈, 부익부의 놀음으로 점철되면 될수록 부유한 쓰레기들의 곁에는 그 부스럭지에 감사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 곁에 기생하게 되는 곰개미의 고치들과 그것을 통해 즐거움을 구가하는 사무라이 개미의 공생관계가 자연 스럽게 형성되니 앞으로 사회에 나가더라도 각별히 유념하고 조심들 하라고 말이야.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지?’ 지금의 아내인 현경이는 그 당시, 분을 가까스로 삭히며, 해준 나의 말을 잘 알아 들었다. ‘아들아? 오늘 새로 받아온 개미 종류가 뭐라구?’ ‘얍, 얍, 얍, 우리나라 에서는 살지 않는 사무라이 개미라고 하셨어요.’ 웃고 있는 아내 곁에서 나는 현경이에게 그 옛날 해준 개미학 강의를 이제는 아들내미 에게 해주려고 헛기침을 두어방 날렸다. 개미, 개미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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