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시로 쥰은 페티시를 사랑한다. - 1부2장
마에시로 쥰은 페티시를 사랑한다.쥰은 검은색 수면용 안대를 벗고 입가에 묻은 누군가의 음모를 닦아낸 후,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자신의 스타킹을 집어 들어 발 부분의 냄새를 한참 동안 맡아댔다. “크~ 꼬릿꼬릿...” 자신의 발냄새를 맡으면서도 뭐가 좋은지 함박웃음을 짓는 쥰을, 침대 한편에 곱게 치워진 마코토가 바라보고 있었다. ‘저렇게 예쁜 사람도 자기 발냄새 맡아보고 그러는구나...‘ 의외로 털털하달까. 잠에서 막 깬 얼떨떨한 정신 상태로는 그 이상의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마코토의 눈이 다시 감겼다. 핸드폰 알람이 울리지 않는 것을 보니 아직 일어날 시간은 아니었다. 마코토는 몰랐다. 그 후 쥰이 자기 자신의 발냄새를 반찬 삼아 한참 동안 자위를 했다는 것을. “앗...! 흐응! 아...! 아! 아읏! 하아... 좋아... 발냄새... 하읏...! 응! 아! 앙! 하앙...!” 쥰은 그 행위에 완전히 열중한 듯이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거칠게 비비다가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전부를 보지구멍에 쑤셔 넣고 거칠게 움직였다. “아...! 좋아...! 아! 이거... 하읏... 위험...! 아응! 하앙...! 아! 앙! 어! 어...! 어응! 가... 가...! 가버... 어읏! 아응 가, 간다, 아앗, 냄새로...! 간다... 앗!!!” 오줌구멍에서 내뿜은 대량의 애액으로 침대 시트와 카펫을 적시며, 쥰은 절정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완전히 천박하게 풀어져 초점을 일은 눈은 경련하듯 깜빡였고 입으로는 침이 질질 흘러내렸다. 발가락 때가 사이사이로 보이는 자그마한 발가락들은 모두 부채처럼 휘어 부들부들 떨렸고, 축축하게 젖은 팬티에 가려진 보지구멍은 손가락을 꽉 물고 늘어진 채 똥구멍만 음란하게 벌름거렸다. 한참 동안 그렇게 여운을 만끽하던 쥰은 멍한 얼굴로 스타킹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후아... 오늘 아침도... 좋구나, 응~.” 쥰은 그대로 방에 딸린 욕실의 유리문 옆으로 난 철제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문 안의 널찍한 공간은 완벽하게 방음 처리가 되어 있었으며, 도저히 여자아이가, 아니, 사람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무지막지한 크기의 운동기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쥰은 한동안 연체묘기에 버금가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바벨 봉에 원판을 몇 개 씩 끼워 넣은 후 스쿼트,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등 열 가지가 좀 안 되는 운동을 했다. 그 과정이 끝난 뒤 쥰은 미리 준비해 둔 수건으로 땀을 닦고는 가라테로 보이는 무술의 카타 몇 가지를 수십 번쯤 반복하고 샌드백이나 펀칭 백을 두드렸다. 그 외에 가라테의 전통 수련도구를 거대하게 만들어 놓은 듯 한 기구로 몇 가지 운동을 몇 십분 정도 더 한 후, 쥰은 다시 땀으로 흥건해진 몸으로 스트레칭을 하고는 단련실 옆에 자리한 욕실로 들어갔다. 여기서부터 쥰의 아침 시간은 평범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후 잠자리를 정리하며 그 귀여운 입으로 하품을 한번 하고, 잠옷 차림 그대로 부엌으로 나온다. 식사는 평범한 시리얼. 또한 평범하게 우유에다 말아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그리고는 교복을 차려 입은 후 머리를 단정하게 땋아 내리고 학교로 향한다. 평범했다. 잠자리에서 정리한 것이 다양한 나이대와 인종의 여체들이었다거나, 부엌이란 곳이 밤에는 멋들어진 바텐더가 서빙을 하던 바[bar]였다던가, 시리얼을 말은 우유가 딸기우유였다던가, 곁들인 음료수가 시판하는 제품인 마티니 믹스라던가, 몸에 걸친 속옷이나 스타킹이 전날 입었던 것 그대로라던가,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는 대신 500cc 맥주잔에 담아 옆에 있는 여자 아무나 붙잡고 선물이라면서 넘겼다던가, 그 여자는 그걸 또 좋다고 받아 마셨다던가, 그 모든 과정을 돕는 시녀가 있었다던가 하는 소소한 차이를 제외한다면. 거기에 오늘은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 쥰은 마코토를 깨워 함께 아침을 먹은 후 기사 딸린 고급 차에 그녀를 태워 먼저 학교로 보냈다. 괜한 의심을 사지 않게 집 근처에서 내려주라는 세심한 당부는 물론이었다. === “캬-끝내주잖아! 하나 쨩, 어때? 우리가 평생 언제 마이바흐를 한번 타보겠어.” 마코토를 뒤에 태우고 운전을 하던 중 기사, 미치루가 진심으로 감탄한 듯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마코토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는 뚱한 표정으로 볼을 부풀린 채 창 밖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에? 왜그래 하나 쨩? 멀미?” “...” “멀미나면 창문 내려도 되는데...? 거기 앞에 냉장고에서 뭐라도 꺼내 마실래?.” “아니에요.” “혹시 뒷좌석이 불편해? 그럴 리가 없는데, 이상하네?” “편해요. 무지무지.” “에... 또...” 마코토의 차가운 반응에 미치루는 무안한 듯 자신의 볼을 긁적였다. 새초롬해 보이는 여우 눈이 무척 귀여운 미인이었다. 미인을 보면 마음이 풀린다고 했던가. 마코토는 조그만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를 속였잖아요. 다들...” “에?” “노... 노예가 될 거라면서요...! 진짜로 무서웠단 말이에요!” “아하하... 거야 어떻게 보자면 속인 게 맞긴 한데...” “그냥 봐도 속인 거죠...” “아니야, 어떻게 보자면이지. 생각해봐.” “에?” “끝내줬지? 주인님.” “엣...!” 마코토는 미치루의 말을 단번에 알아들었다. 분명 하룻밤 만에 사람을 노예로 만드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마코토는 자신 할 수 없었다. 자신이 두 번 다시 그곳에 발을 들이지 않을 거라고, 두번 다시 이 차를 타는 일이 없을 거라고 도저히 자신 할 수 없었다. 아마도, 아니 분명히, 언젠가 자신은 쥰의 노예가 될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 아무도 정해준 적 없지만 기정사실이었다. “오면 가끔 우리랑도 놀자.” “윽...!” 미치루는 한손으로 보지를 뜻하는 손 모양을 만든 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인 엄지손가락을 꼬물거리며 음란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주인님만은 못하지만, 우리도 나름 잘 해. 여자가 기분 좋은 곳은 여자가 제일 잘 안다고.” “으으... 그... 그럴... 게요...” “히히. 하룻밤 만에 완전 까졌구나? 귀여워라... 걱정 마시길, 꼬마아가씨. 어차피 거기 가봤자 주인님 보는 날은 일주일에 한두 번?” “에? 거기가 집 아니에요?” “집은 맞는데, 주인님 좀 바쁘셔. 있지, 하나 쨩. 그런 도심지에 자기 건물 가지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생각해 봤어?” “저야 어제 처음 가봐서... 손님 많은 것 같던데...” “손님 아냐. 노예들이랑 주인님 제자까지 해서 한 4, 50명? 뭐, 남자 놈들은 손님이긴 하지만...” “헤에...” “뭐, 야-상들이 달마다 바치는 상납금도 있고, 제자들한테선 무슨 관비 같은 거 받는 거 같고... 아, 몸 팔면 번 돈 한 10프로 상납하지.” “엑... 몸... 팔다니...” “주인님까지 다 해. 하하. 우리들 꽤 비싸다구? 특히 주인님은 정부의 윗대가리들이나 섹스리스 된 대기업 사모님들도 많이 찾는데... 하룻밤에 막 100만엔 단위로 돈이...” “그,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마에시로 상, 그래도 고등학생인데...” “우리 중에도 스물 넘긴 사람 얼마 없네요. 너한테도 팔라 할까봐? 걱정 마셔. 어차피 임신도 안 해. 성병도 안 걸리고. 그럼 뭘 걱정하겠어. 우리야 뭐 어차피 버린 인생이고, 주인님 떠날 생각도 전혀 없으니까. 재밌게 놀고 돈도 벌고 나쁠 거 없지.” “그래도...” “아하하. 안 시켜 어차피. 다들 자발적으로 하는 거야. 있지, 그거 알아? 주인님한테 배우면 다들 그렇게 돼. 그리고 남자하고 하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거든.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들이랑은 경우가 다르지.” “그게... 그렇게 돼요...?” “그야, 주인님이 하시는 무공은 색공같은... 아, 이건 내가 말해줄 수 없는 거라서... 배울 맘 생기면 그때 주인님께 들어. 근데 그전까진 손님이다?” “음... 아니, 그건 됐고... 그래도... 뭐, 사는데 걱정은 없는 것 같으네요...” “천국이야 천국. 이런 걸 왜 예전엔 몰랐었는지... 장난 아니었지. 중절도 한 두 번쯤 한거 같애.” “으엣...” “여깡이라도 학교에서나 노는 범생이들이랑은 질이 틀려, 우리 같은 애들은... 학교도 반쯤 그만 둔거고 허구한 날 사고나 치고 다녔으니 주변에 적도 많았어. 남자 놈들처럼 힘이라도 강했으면 사채꾼 어깨 노릇이라도 하겠지만... 그러니 어쩌겠어... 좀 얼굴 좀 되는 애들은 야-상들한테 다리 벌려주고 비빌 언덕을 찾는 거야, 뒷배가 제일 큰 년들이 간부도 해먹고 헤드도 해먹고... 80년대 만화처럼 무슨 자유로운 영혼이라느니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느니... 다 거짓말이었어... 세상 무서운 것도 모르고 바보같이 그저 어깨 세우고 다녔던 거야...” “...” “그렇게 살다 종칠 인생이었는데, 주인님이 구해주셨지...” 그렇게 말하는 미치루의 입가에는,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들과는 다른, 마치 아이가 엄마를 그릴 때처럼 순수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마코토는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