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좀 앉아. 참,, 네 옷은 빨아 둘 테니까 다음에 가져가고.”
“안 그러셔도 되는데.”
“내가 미안해서 그래.. 근데, 티셔츠 좀 낀다. 그지?”
“뭐.. 좀..”
“그게 제일 큰 건데도 그러네, 어쩌지?”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근데 너 집이 시골이니?”
“네?”
“아니, 고등학생이 왜 자취하나 싶어서.”
“자취하는 거 아닌데요. 3층이 우리 집인데 제가 그냥 옥탑 방 쓰는 거에요.”
“아~ 그런 거였구나.”
“누나는 집이 시골이세요?”
“그건 아닌데 집에서 학교 다니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대학생이세요?”
“그럼 직장 다니는 줄 알았니?”
“아뇨, 대학생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근데 왜 물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몇 학년이세요?”
“2학년이야! 그런데 너 호구 조사하니?”
“아니,, 그냥 누나 이름도 모르고,, 그래서...”
“미경이야, 한 미 경. 또 뭐가 더 궁금해?”
누나는 맞은 편에 앉아 있던 나에게 얼굴을 쭉 내밀며 이름 한자 한자를 또박또박 읊었다.
쌍꺼풀은 없지만 작지 않은 눈,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 뽀얗고 깨끗한 피부,
어깨 밑까지 내려온 까만 생머리, 특히나 선명한 선홍색의 도톰한 입술.
하나하나 보자면 분명 미인의 그것이지만 조금 뚱뚱해 보이는 몸매 때문에
그런 것들이 다 숨겨져 버렸던 모양이다.
나 조차도 그제서야 누나를 다시 보게 되었으니까.
168cm정도의 키에 67kg정도 되어 보였는데 10kg정도만 빠져도 진가가 드러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누나와의 대화가 30분 정도 지날 즈음,
누나는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와서는 잠시 기다리고 있으라 했다.
하지만 주인 없는 거실에 혼자 앉아 있다 보니 문득 폐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일어섰다.
“왜 나왔어?”
“이제 가야죠.”
“그럴래?”
“뭐 시키실 일 있음 또 부르세요.”
“그래, 고마웠어. 담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네, 안녕히 계세요.”
“참, 재진아.”
“네?”
“앞으로 공부하다가 모르는 거 있음 누나한테 물어봐.”
“정말요?”
“그래, 어차피 과외 가르치고 있으니까 누나가 이런저런 자료도 줄게.”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매일같이 누나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누나 공부하는 옆에서 조용히 암기 과목들 외우는 수준이던 것이 방학이 끝날 즈음부터는
누나가 직접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뒤늦게나마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여름방학이 끝난 후론 누나가 10시 이전에만 집에 들어오면 자정이 될 때까지는 누나와 함께 공부를 했다.
남들 3년 배운 것을 한정된 시간 안에 따라가자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나의 멍청함에 누나가 실망할까 싶어 미친 듯이 공부했다.
공부하는 습관에 적응되기 까지는 대략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마음에 여유를 갖게 되자 운동할 때처럼 공부하는 데도 여러 플러스 요인이 있었다.
한편으론 그 여유로 인해 작은 문제도 생겼다.
이전에는 누나의 설명을 이해 못할까 온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여유를 찾은 뒤론
잠깐씩이지만 설명하는 누나의 모습에 취해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 것이다.
가슴까지 파인 상의를 입는 날이면 누나의 가슴 골을 얼마나 훔쳐보게 되는지!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자 옷 속을 힐끔거리는 친구 놈들이 참으로 유치했었는데
내가 그런 짓을 할 줄이야, 그것도 은인과도 같은 누나를 대상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런 죄책감마저도 말아먹는 일이 있었다.
그 날은 누나가 타이트한 스타일의 화이트 블라우스에 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뚱뚱한 몸매인데도 불구하고 뒷모습에서 여성만의 바디라인이 엿보였다.
그것은 다른 뚱뚱한 여자들처럼 드럼통 몸매가 아니라 있어야 할 곳의 지방이
남들보다 좀 과하게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거기서 10키로만 뺀다면 분명 육감적인 몸매일 것이 분명하다.
아무튼 누나가 냉장고에서 뭘 찾는다고 허리를 숙였을 때
강조되는 풍만한 엉덩이 라인이란 심장이 턱 멎을 정도였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누나가 내 앞에 앉아서 내가 푼 문제를 채점할 때 일어났다.
보이는 자체만으로도 엄청 큰 누나의 가슴이기도 했지만 그날 입은 블라우스가 작아서 그런 건지,
어쩐 건지 몸을 움직이는 중간중간 가슴께 단추 사이가 양 옆으로 벌어져 브래지어가 살짝살짝 보였다.
누나의 시선을 확인하면서 가슴부분을 쉴새 없이 살피는 중에 가슴께 단추가
그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툭 풀어져버렸다.
난 그 순간 누나가 알아채는 줄 알고 황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내가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누나는 그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그땐 그렇게 가슴 떨리고 긴장 되었는지!
단추가 풀려서 가슴이 드러난 것도 아니고 겨우 브래지어 앞 부분이 겨우 보인 것뿐인데.
아무튼 그날의 누나 모습은 늦은 시간까지 나를 잠 못 들게 했고
나는 닫혀진 눈꺼풀 속에서 누나의 모습을 수 백번 떠올렸다.
급기야 그 과정에서 상상이 보태지며 야릇한 감정에 취하기 시작했다.
공상을 해서 육체가 달구어진 것인지, 육체가 반응해서 공상이 나래를 편 것인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불 꺼진 방안에 누워 빳빳해진 아랫도리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흥분지수가 올라갈수록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다.
점점 몸은 더욱 뜨거워졌고 배어나온 땀으로 미끌거렸다.
아랫도리에서는 정액이 아닌 투명한 윤활유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엉덩이와 허벅지는 돌덩이처럼 단단해졌고 아랫도리는
손이 데일 것같이 뜨겁게 달구어져 갔다.
육체만큼이나 공상도 그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쉽게 끝내고 싶지 않았지만 누나를 엎어놓고 삽입하는 상상에 이르자
결국 자제력을 잃고 모든 것이 쏟아져 나왔다.
그날 이후 누나는 내 상상 속에 섹스 파트너가 된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여느 소설처럼 누나쪽에서 날 유혹하거나 내가 티를 낸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친구들이 무용담처럼 옆집 누나를 땄다든지 과외선생을 먹었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진짜일 거라고 믿지도 않았을 뿐더러 현실을 망각한 그런 종류의 이야기에 동요되어
괜한 기대감에 젖을 만큼 현실을 모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좋은 누나와 동생의 사이였고 과외선생과 학생 관계일 뿐이었다.
솔직히 나는 매일같이 하는 자위의 불 특정한 대상이 특정한 인물로 대체되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고 만족했다. 또한 그것이 공부에 방해되는 일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