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의 고해성사 - 5부 감상해 보세요 | 야설넷

내 젊은 날의 고해성사 - 5부
최고관리자 0 62,718 2022.10.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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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 지브란은, 




어떤 이들에게 


사랑은 속박이며 


속박 당하는 만큼 기쁨을 얻는 


유쾌한 자학이며... 




사랑은 


이인삼각(二人三脚) 경기이고 


온통 부자유투성이, 라고 했다. 




사랑은 


속박이며 자유이면서 


거대한 모순 덩어리,라고 했다. 




사랑은 


눈부신 복종이며 


몰아(沒我)의 자유,라고 했다. 




... 










그랬다. 


사랑은 유쾌한 자학이라고... 


속박 받는 자유와 


.... 속박하는 자유... 


자신을 팽개치는 몰아의 복종이라고? 




집착. 


집착이 전염병처럼 도졌다. 


도저히, 


.... 그 <이별>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 사랑의 앙금을, 


..... 그것이 눈에 띄는 거라면... 




끄집어내어 그녀에게 보이고 싶었다. 






헤어짐의 이유가 분명했지만, 


나로서는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 절박한 심정이었으므로 


그녀가 기회를 준다면... 


... 내 가슴속 


내 사랑의 <진실>을 펼쳐 보이고 싶었다. 


.. 




집착. 




그렇다. 


그것은 집착이었다. 


<사랑>은 그렇게 금방 <집착>으로 변질되었다. 




강의실에서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친구들이랑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괴로운데, 




.... 활짝 웃으며 




...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 그녀에게서 


나는 끓어오르는 자괴감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붙들고서 매달리고 싶었다. 




그러나, 


한시도 혼자인 적이 없었다. 


일부러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전혀


틈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집착이 더 할수록... 


그녀는 더 멀어져 갔다. 




....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한없는 자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자유. 


갑자기 맞닥뜨린 자유, 


.... 자유가 아니라 차라리 공허함이던가. 


젠장. 




그녀로부터 내 자유를 속박 당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또한, 


그녀의 자유를 내가 구속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철철 흘러 넘치는 시간들. 


모든 의미를 놓아버린 공허함. 


무의미해진 봄 햇살. 




그렇다.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진정한 자유는 <속박>이었다. 


사랑의 속박 안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부자유. 




나를 옭아매 줄 사랑 안에서 


안이하고 팠던, 




그래서...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싶었던 강박증... 






이제. 


어떻게 그 한없는 <자유>를 


어떻게 그 한없는 <공허>를 감당한단 말인가. 


그것이 문제였다. 




유쾌한 자학이라니. 




...




그런 어느 날 토요일. 


교양과목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어? 이게 누구야?" 




"입학했으면 편지라도 좀 보내지 응? 


축하해 주려고 왔지." 


"제대 한 거야? 뭐야?" 


"제대는... 아직 많이 남았지" 






그녀는 나보담 한 살 어린 여군이다. 


전에 다니던 대학의 교수님이 여고에 근무하실 때의 제자였고, 


그녀가 여고 3학년일 때 교수님 연구실에서 소개받았다. 




그 뒤로 학교로 그녀가 자주 놀러와서 만났었는데 


여고를 졸업하자마자 곧 바로 그녀는 여군에 입대를 했었다. 




그리고 이어서 내가 군에 입대하여 


서울 시내에 위치한 부대에 근무하게 되었고, 


우리 부대의 여군을 통해 그녀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우리 부대랑 가까운 육본에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씩 만나게 되었고, 


언젠가는 육본 장군의 당번병인 자기 후배를 소개시켜줬었다. 




그런데 내가 그 후배랑 첫 만남에서 


술 같이 마시고는 그냥 같이 자버린 것이다. 




그것이 좀 문제가 되어버렸고, 


그 사실을 알아버린 그녀에게는 온갖 잔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




"참, 오랜만이다. 


그럼 휴가 나온 거야?" 


"아니, 특박, 어젯밤에 내려와서 오빠 소식 들었어. 


내일 아침에 올라가야 돼." 




시내로 나가서 영화를 보던지 하자고 그랬는데 


그녀는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고, 


그래서 나는 그녀를 내 하숙방으로 데리고 가게 되었다. 




하숙방에서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도 좀 부르며 놀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정말 어떻게 시작되었던 것인지 모르지만, 


엉겁결에 나는 그녀를 껴안았고 이어 키스를 했다. 


그녀는 내 키스를 다소곳이 받아 주었다. 


참으로 신기했다. 


뺨이라도 한 대 맞을 수도 있었는데... 




정말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녀가 내 키스를 받아줄 만큼, 


그녀가 나를 좋은 남자로 생각하지는 않았을 텐데.... 


...




길고 긴 키스에 이어서 


그리고...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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